박일영 교수는 정년퇴임을 하면서 “돌이켜보니 ‘교회의 사회 참여’라는 주제가 학부 졸업 논문부터 지금까지 제가 일관되게 관심을 두고 해온 일인 것 같다”고 소회를 전했다.
“돌이켜보니 ‘그리스도교의 사회 참여’라는 주제가 학부 졸업 논문부터 지금까지 제가 일관되게 관심을 두고 해온 일인 것 같습니다.”
가톨릭대 종교학과 박일영(요한 사도) 교수가 정년퇴임을 하며 지난날을 돌아보고 소감을 밝혔다.
가톨릭대 신학대학에서 종교학을 전공한 박 교수는 스위스 프리부르 대학원에서 선교학, 종교학으로 석사와 박사 과정을 이수했다. 오롯이 종교학으로 한 길을 걸어온 박 교수는 입국 후 서강대와 효성여대(현 대구가톨릭대)를 거쳐, 1997년 3월부터 퇴임까지 가톨릭대 성심교정에서 종교학과 교수로 역임해왔다.
수십 년간 종교학을 연구해온 박 교수에게 변치 않는 화두가 있다면, 바로 ‘교회의 사회참여’다. 이 문제는 박 교수가 학부시절부터 관심을 두었지만 특히 1980년 유학 당시 5.18 광주 민주화운동의 실상을 보면서 종교가 목소리를 내야한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이 때문에 박 교수는 석사 논문 주제를 ‘고난 받는 한국 교회의 그리스도 이해’로 놓고, 왜 교회가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고 직접 나서야 하는지에 대해 규명했다. 그 과정에서 고(故) 김수환 추기경의 도움을 받으며 인연을 맺기도 했다.
박 교수는 한국으로 돌아와서도 김 추기경과 인연을 지속했고, 김 추기경 선종 후엔 ‘사랑의 빚’을 갚는다는 마음으로 ‘김수환추기경연구소’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2012년 3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는 연구소 소장도 역임했다. 현재 소장 직무는 내려놓았지만 박 교수는 계속해서 김 추기경에 관련된 일을 지원하고 있다.
이 외에도 박 교수는 가톨릭대에서 다양한 직무를 수행해왔다. 근현대가톨릭연구단장, 문화영성대학원장, 인간학연구소장 등을 맡았다. 박 교수는 그 중 ‘문화영성대학원’을 세우고 초대 원장을 맡으며 보람을 느꼈다고 말한다.
“지금은 영성에 대해서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지만 그 시절만 해도 사람들이 영성에 대해 잘 몰랐어요. 아주 특수한 그리스도에 관계된 사람들만 알고 있는 것 정도로만 생각하죠.”
박 교수는 “영성은 예수 본래 정신대로 이 세상을 하느님 뜻에 맞는 아름다운 곳으로 만드는 일이고 그게 그리스도인의 선교사명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영성을 인간의 문화, 사회와 떼어놓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문화영성대학원을 시작하게 됐다”고 뜻을 설명했다.
박 교수는 후학들에게 종교학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인간 자체의 뿌리로써 종교성, 영성은 소홀히 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앞으로 비중을 가져야 할 굉장히 중요한 분야입니다. 당장의 경쟁력과 취업이 아니라 긴 호흡으로 종교학을 봐주길 바랍니다.”
2월 28일 공식적으로 퇴임했지만 박 교수는 가톨릭대에서 ‘샤머니즘’ 과목을 강의하고, 김 추기경과 관련된 사업을 도와주는 등 꾸준히 강의와 연구를 지속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