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여라, 평화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 ‘한반도 평화’ 토론회 참석한 미셀 초스도프스키 교수
“한반도 평화의 시대 위해선 시민들의 역할이 가장 중요”
“폭력의 구조를 비폭력적으로 바꿔 나가는 것이 바로 평화”
핵무기 둘러싼 모순 지적
“핵 억지력 아닌 비핵화 필요”
미셀 초스도프스키는 오타와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로 세계화 연구센터 소장이다. 러시아계 유다인으로 1946년 스위스에서 태어나 1968년 캐나다로 이주했다. 반세계화 운동가로 명성을 얻던 그는 9·11 테러를 계기로 반전평화운동에 앞장서게 된다. 테러와 전쟁을 바라볼 때 증오와 대결의 구조를 떨쳐내지 못한다면 어떠한 물리적 힘으로도 평화를 지킬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평화란 폭력의 구조를 비폭력적으로 바꿔 나가는 과정입니다. 특히 한반도에서 평화는 남과 북이 대화를 통해 재결합해가는 과정일 것입니다.”
오랜 기간 반전평화운동에 앞장서 온 미셀 초스도프스키(Michel Chossudovsky) 교수가 한국을 찾았다. 캐나다 오타와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이자 진보적 입장에서 국제문제를 다루는 세계적 석학 초스도프스키 교수는 2월 21일 열린 ‘전쟁의 세계화와 한반도 평화’ 토론회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초스도프스키 교수는 9·11 테러 이후 전쟁의 세계화와 폭력의 구조화 문제에 천착해왔다. 특히 한반도를 둘러싼 폭력의 헤게모니는 그의 주요 연구 분야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로 남북 간 화해와 협력에 대한 기대가 높지만 그는 “여전히 핵전쟁의 위험은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것은 ‘북핵’ 그 자체가 아닌 ‘핵무기를 둘러싼 모순’이라고 지적한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한반도 비핵화를 일관되게 추진해왔지만 정작 아무도 미국이 축적해 온 대규모 핵전력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습니다.” ‘비핵화’의 화살이 오직 북한을 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초스도프스키 교수는 “북한의 핵은 평화를 위협하지만 미국의 핵은 평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주장이 문제”라고 꼬집는다. “세계 평화를 위해 필요한 것은 ‘핵 억지력’이 아닌 ‘비핵화’”이며 “핵무기 없는 세상은 반드시 실현되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렇다면 한반도는 어떻게 폭력의 구조를 비폭력적으로 바꿔 비핵화와 평화를 이룰 수 있을까? 초스도프스키 교수는 1953년 체결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전협정은 ‘일시적 휴전’ 상태를 뜻하므로 정전협정이 유효한 한 평화는 불가능합니다. 정전협정을 남북의 포괄적인 양자 평화협정으로 무효화시키고 평화의 시대를 열어가야 합니다.”
초스도프스키 교수는 증오에서 평화로, 정전체제에서 평화체제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남과 북이 서로를 적이 아닌 평화와 공존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또한 평화협정 체결을 위해서는 촛불혁명과 같은 시민들의 광범위한 지지가 필요합니다.”
정다빈 수습기자 melani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