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년 2월 3일
오후에는 아틀랜틱시티로 신부님과 함께 가서 8시 미사와 레지오 주회에 참가했다. 또 최 패트릭 수녀님께 그간의 모든 일에 감사하다는 편지를 띄웠다. 꾸르실료를 본격적으로 준비할 것을 결심했다.
■92년 2월 4일
지난 일요일 이상인씨가 식사를 같이 하자고 연락이 왔었으나 체리힐에 가 있는 동안 통화가 안 돼 오늘 아침 일찍 세탁소로 연락해 낮 12시경 방문했다. 아침식사를 걸렀던 탓에 준비해 놓은 만두국을 무척 맛있게 먹었다.
1시간 가량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고 다음날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고 공생경영의 사상과 실천을 전해주기 위해 이관우(바오로)씨 가게로 갔다.
많은 성직자들과의 만남 신자들에게 성경을 공부시켜 신심 앙양을 도모해야 할 것, 성당 내 불필요한 인력문제, 본당 안에서의 우리의 역할 등 많은 의견을 교환했다.
또 최홍길 신부님을 통해 나 자신의 신앙의 의미를 되새길 수가 있었고 지금까지의 신앙생활의 결산을 이곳에서 해 보고자 짐을 챙겨 왔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92년 2월 5일
아파트를 옮기기 위해 일단 사무장 신용(히야친또)씨와 함께 생활하며 성당과 가까운 곳이 좋겠다는 신부님의 말씀에 따라 줄곧 성당 주변의 아파트를 찾아다녔다. 3시간 가량 헤매다가 성당에서 5분 거리 정도에 위치한 아파트를 발견했으나 임대료가 너무 비싸 결정을 못했다.
고향 친구인 이상인씨의 저녁식사 초대로 그의 집에 가 어릴 적 얘기 등 여러 가지 대화를 나눠 보니 역시 동향인이라 그런지 사고방식의 유사점이 많았다. 그의 개신교 신앙생활에 대한 얘기를 듣다가 2월 19일에 있을 예정인 이인복(마리아) 교수의 강연에 참석키로 권유하니 흔쾌히 참석하기로 약속했다.
임태호씨가 좋은 분을 소개해 주었는데 꼭 개종 입교토록 해야겠다. 신앙심은 대단히 좋은 분이었다.
■92년 2월 6일
「시카고 꾸르실료 10년사」 책자 발간의 원고를 대략 정리하고, 성당으로 갔더니 최 신부님은 사무장과 함께 체리힐로 떠나고 난 후였다. 다시 아파트로 돌아와 밀린 일지를 정리했다.
3~4일 전부터 몹시 피곤하고 몸이 무겁다. 오후 6시경 자리에서 일어나 체리힐본당 주회에 참석했다.「천상 은총의 어머니」쁘레시디움과「샛별」쁘레시디움 단원 각각 4명씩만이 주회에 출석했을 뿐이었다. 서글프기 짝이 없다. 내가 체리힐까지 1시간여나 달려오는 성의를 봐서라도 많이 출석하라고 독려했다. 11시 30분경에 모두 끝마치고 사무장과 돌아오니 벌써 새벽이었다. 오늘 주회 참석한 사람들이 나의 얼굴이 좋지 않다고들 한다.
■92년 2월 7일
최 미카엘 부회장이 찾아와 냉담자 명단과 냉담 사유 등을 비교적 소상히 적은 쪽지 4매를 주고 돌아갔다. 신부님이 전화로 오늘 울뜨레야가 있고 예비자 교리가 있다고 함께 참가하라는 걸 정만영씨와 레지오 활동 약속이 있다고 말씀드렸다. 1시간 가까이 국선도 수련을 하고 나니 몸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
밤에 성당에 들러서 윤 회장을 비롯하여 여러 형제자매들과 저녁기도를 바치고 저녁식사를 마치니 11시 20분이었다. 곧장 카지노를 운영하는 정만영(베드로)씨를 찾아갔다.
주일미사에 참여하지 못하는 이유를 물어보니 주말이면 너무 바빠서 새벽 5~6시에 끝나고 집에 돌아오면 미사에 도저히 갈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당분간은 못 나간다고 한다.
평일미사라도 참례해 신앙을 지켜 나가라고 간곡히 권하자 월, 화 이틀간 쉬는 날의 저녁미사에는 꼭 참례키로 약속했다. 2월 10일 월요일 밤미사에서 만날 것을 다시 한번 더 다짐 받았다. 6살 때 세례를 받은 후 중ㆍ고등학교 때까지 열심히 다녔으나 그 후로 계속 냉담하다가 미국 이민 후 아틀랜틱시티에 거주하면서 다시 성당에 나가게 됐다고 하며 자기는 비록 일을 핑계로 나가지 않고 있지만 그의 부인 베로니까씨는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고 했다.
■92년 2월 8일
왠지 몸이 나른하고 책상에 앉기가 싫어 뒤척이다 보니 해가 저물었다. 오늘도 주님께 죄스럽기 한이 없다. 이제 꾸르실료 성공을 위해서라도 모든 것을 극기하고 마음 준비를 잘 해야 하는데 왜 이렇게 의지가 약해지는가? 이겨 나갈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청하면서 용서를 아울러 청하고 실망치 말고 용맹히 허물을 고쳐 나가도록 해야겠다.
오늘밤엔 고 윤을수 신부님 누이라는 하 마리아씨를 방문코자 전화했더니 입원 중이라며 내주에는 퇴원할 것이라고 했다. 병원 방문을 해도 좋으냐고 물으니 남편되는 분이 원치 않는다고 해 다시 전화해 집으로 찾아가기로 했다. 새 영세자 집에서 구역미사가 있어 참례하고 돌아왔다.
오늘은 꾸르실료 점검으로 토론토 박정근 단장과 보스톤 김양길씨 등과 통화하고 비행기 편과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 토론토 정태호씨의 병세가 궁금해서 전화했더니 좋지 않은 상태란다. 인계하고 온「자비의 모후」쁘레시디움 김 미카엘라 단장 댁에 전화했더니 신앙적으로 많이 성숙해가고 있지만 병세는 호전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성녀 이소사본당의 김봉경씨에게 빨랑카 부탁한 것을 다시 확인하니 잘 되어간다고 했다.
■92년 2월 9일
몸 상태가 안 좋더니 기어코 새벽미사에 지각했다. 미사 후「평화의 모후」쁘레시디움 주회에 참석하고 조기축구회 심판을 잠시 봐주고 돌아와서「바다의 별」꾸리아(미국인들로 구성)에 참석해 여러 가지 좋은 정보를 얻었다.
귀가길에 강준모씨 생일이라 함께 국수로 저녁을 때우고 인생 상담을 원하는 사람과 밤 늦도록 얘기를 나누었다. 체리힐에서 최 신부님 전화가 걸려와 통화하고 밤 12시가 넘어 자리에 들었다가 다시 일어나 아내에게 안부 전화를 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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