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문제요、부모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어릴 적 착하고 말 잘 듣던 아이들이 갑자기 청소년기에 들어와 부모에게 반항하고 공부 안 하는 거죠. 그러나 문제는 청소년 시기의 특징에 대해 부모들의 지식이 너무도 부족하다는 데 있어요』 올해로 9년째 KBS 제1라디오 자녀교육 상담실의 진행을 맡고 있는 범효춘 아나운서(42ㆍ데레사)는 이제 자녀 교육에 관한한 준 전문가가 됐다. 매일 오전 9시 30분부터 11시까지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에서는 유아에서부터 청소년에 이르기까지 부모들이 말하는 자녀들의 문제를 전문가를 초빙、전화 상담을 실시하고 있다.
각종 상담 사례를 통해 오늘날 심각하다고만 평가되는 청소년들의 문제가 과연 어디서 오는지、또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지 규명해온 범씨는『자식을 한 인간으로서、인격체로 봐 주지 않고 그저 자신의 소유물로 여기는 부모에게 원인이 있음』을 발견하게 됐다.
어렵고 험난한 시대를 살아온 부모들은 자신의 못한 것을 자녀가 대신해 줌으로써 인생의 기쁨과 행복을 느낄지는 몰라도 부모의 보이지 않는 기대와 강요 속에 살아가는 자녀들은 결코 기쁨을 느끼지 못하고 오히려 분노를 쌓아가는 경우가 많다는 게 범씨의 설명이다.
『자녀들이 갖고 있는 재능과 소질、그 모든 것을 부모가 그대로 인정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범씨는『이것 또한 부모와 자녀가 독립적 관계였을 때서야 가능하다』고 전한다.
『앞으로 청소년들이 살아갈 시대는 공부가 전부가 아닌 세상이겠지요. 부모의 강요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소질을 개발하고 발전시켜온 청소년들만이 갖가지 다양하게 세분화된 미래의 사회 속에서 진정한 주인공으로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범씨는『부모와 자녀간의 독립적 관계、자녀의 능력을 그대로 인정해 줌으로써 긍정적인 자아관도 심어주게 된다』면서『긍정적인 자아관이야말로 고민도 많고 문제도 많은 청소년 시기를 꿋꿋하게 헤쳐 나가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덧붙인다.『나는 참 괜찮은 사람이야』『나는 비록 공부는 못해도 요리는 잘 해』 그리고 이런 자녀들의 모습에 진정으로 기뻐하고 함께 하는 부모들 곁에서 우리 청소년은 밝고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범씨의 생각이다.『주님 사랑의 구현 과정이 바로 가정이 아닌가 싶어요. 주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끝없는 사랑과 같이 부모들도 자녀에게 생명까지도 버릴 수 있는 사랑을 하잖아요. 그러나 이 사랑을 잘 해나가기도 고통과 어려움이 따르는 것 같아요. 이기적인 사랑은 자녀문제를 낳기도 하고요』
자신도 두 딸아이의 엄마라는 범씨는『청소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부모교육이 선행돼야 함을 새록새록 느낀다』고 전했다.
청소년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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