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요한 바오로 2세를 암살하려다 미수에 그친 알리 아그자가 요즘 이태리 법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재판은 배후 조종자와 공범자를 가려내는데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지금까지 밝혀진 바로는 소련의 비밀경찰(KGB)과 불가리아 관리들이 직접 관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확실한 내막은 재판이 끝나봐야 알겠지만 여하튼 이 경우가 성직자에 대한 독성(瀆聖)의 대표적인 한 예라 하겠다.
독성죄는 그 대상에 따라 인적(人的)ㆍ물적(物的)ㆍ장소적(場所的) 독성죄로 분류된다. 또 죄의 무게는 행위자가 고의로 한것인가 아니면 과실인가에 따라 다르고, 그 대상의 중요도에 따라 달라지게 마련이다.
아그자가 교황을 암살하려한 것은 그 의도가 명확하고 그 대상이 그리스도의 지상대리자인 교황이었기 때문에 그죄가 다른 어느 성직자일때보다 무거울 수 밖에 없다. 다시 말하면 성직자에 대한 독성죄의 경중(輕重)은 성직계급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다. 신부(神父)를 폭행한 것과 주교를 폭행한 것이 다르고 교황은 더욱 다르다는 얘기다.
과거의 교회법이나 새 교회법에서도 교황의 생명에 위해(危害)를 가한 사람은 자동적으로 파문(破門)에 처하도록 규정돼있다. 신자로서 파문을 당하게되면 교회공동체에서는 완전히 잘려버리는 것으로 최대 최악의 벌임을 알 수 있다. 교회가 독성(瀆聖)을 얼마나 엄하게 다스리는가를 짐작케한다.
성체(聖體) 즉 그리스도의 몸을 모독하는 것도 파문으로 규정하고 있다.
예를 들면 고의적으로 성체가 모셔져있는 성당을 불지르거나 성체를 능멸하는 행위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대죄중에있는 사람이 성체를 영하는 모령성체(冒領聖體)역시 무거운 독성죄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오늘날은 전반적으로 성물(聖物)에 대한 경외심이 퇴색되고 있는 느낌이다. 우리나라 순교성인들 가운데 묵주를 밟고 지나가면 살려주겠다는 말을 거역해 목숨을 바친분도 있다. 또 박해를 피해갈때 논밭문서나 가재도구는 다버렸어도 성경책이나 십자가 등은 보물처럼 가슴에 품고 다녔다. 성물에 대한 존경심과 신심이 직결된것을 읽을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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