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저녁 11시「길림」(JILIN)행 열차를 탄 나는 다음날 아침 8시 30분에「길림」에 도착했다. 내가 호텔에 도착했을 때 이미 CPA(애국교회) 대표자는 나의 도착시간과 함께 내가 길림 지역의 가톨릭교회를 방문하자고 요청할 것이라는 사실 등을 푸순 경찰들로부터 통보받은 것 같았다.
나는「길림」에 거주하고 있는 I주교를 만날수있는지 CPA대표자에게 물어 보았다.
그는 I 주교가 매우 바쁜 사람이지만 우리의 만남을 적극 주선해 주겠다고 말하면서 I주교는 바쁜스케쥴 속에서도 당신에게 시간을 낼 수 있을 것이며 만일 그게 어렵다면 다른 어느 누구든지 당신을 환영해 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다음날 아침 8시께 길림주교좌성당을 방문한 나는 I주교 L신부와 함께 9시 30분까지 환담을 나누었다. 주교는 72세、신부는 80세의 고령들이었지만 상당히 건장한 편이었다. 주교좌 성당 건물은 위엄이 있어보였고 강을 따라 나있는 간선도로변에 세우져 있었는데 멀리서도 볼 수 있었다.
내가 안내받은 사무실은 정전때문에 어두컴컴했다.
CPA대표자는 I주교와 L신부를 만날 수 있도록 나를 안으로 데려간 후 우리가 보다 친밀하게 얘기를 나누도록 혼자 가버렸다.
주교와 신부는 앞서 CPA대표자에게 경계의 빛을 나타냈으나 나를 만나자 분명히 기뻐하는 표정이었다.
나는 I주교와 L신부로부터 길림주교좌성당이 1911년에 건립된 것이라고 들었다. 그들은 1979년 되돌아와도 좋다는 허락을 받고 주교관에 거주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성당으로 되돌아온 후 그들은 문화혁명 기간에 폐쇄된 주교좌 성당건물 내부를 복구하기 시작했는데 상당수의 복구비용을 정부로부터 보조받았다고도 했다.
그들은 그동안「길림」에있는 2천여명 이상의 가톨릭 신자들을 책임을 다해 보살폈으며 각자 매일 대규모의 군중들을 위해 미사를 봉헌하고 있었다.
주교좌성당이 재건된 후 첫 미사는 1980년 성모승천 대축일에 봉헌됐는데 교회는 무척 붐볐다고 했다.
제대와 고백소는 합판으로 새로 단장했고 나머지 교회내부는 대리석으로 꾸며졌으며 좌석도 역시 새것으로 교체됐다고 그들은 설명했다.
본당내에는 조그만 수녀원이 있었는데 수녀들은 모두 80세 이상이었다. 열심한 한국인 신자 몇몇은 자유롭게 성당을 다니고 있지만 남한의 친척들과 서신 연락 등을 취할수 없는 형편인것 같았다. 여기서 한국인이 많이 거주하는「용정현」의 R신부는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한국인 신자들의 신앙생활을 돌보고 있다는것을 알았다.
대화 중 내가 I 주교와 L 신부에게『한국 가톨릭교회는 중공교회 상황을 약간은 이해하고 있으며, 지금은 재정적、개인적으로 도움을 줄수없으나 가능한한 모든 힘을 기울여 도움을 주기 원한다』고 말하자 그들은 잠시 생각하더니『중국교회는 스스로의 노력과 자산에 따라 앞으로 나아가야만한다』고 응답했다.
이어 나는 그들에게「한국 가톨릭 교회사」와 다른 몇권의 서적을 주었다. 책을 받은 그들은 매우 기뻐하는 표정이었으며『한국 신자들에게 책을 나누어주는데 별 문제가 없을것』이라고 말했다. 대화를 끝내고 나는 교회 건물 앞에서 사진을 찍었는데 그곳에서 할머니 수녀 두분과 교구청에서 교육(수련)을 받고 있는 신학생 한명을 만날 수가 있었다.
한편 나는「길림」에서 유씨라는 캐나다 여권을 가진 한국인을 만났다. 그는 변호사로 캐나다 헌금등록기제조회사 부사장을 겸하고 있었다. 대구에서 태어났다는 그는『제2차 세계대전 후 중공에 남아있는 친척들을 찾고있으며 지금도 그것을 위해 여행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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