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씨에 따르면 자기는「하르빈」에서 교도소 방문을 부탁했었는데 경찰은 그가 귀찮을 정도로 중공에 온 이유와 교도소 방문을 원하는 이유 그리고 비슷한 류의 질문을 1시간 이상 던지더라고 말했다. 자신이 사업가이며 변호사임을 경찰관에게 몇번씩 주지시킨 후「하르빈」교도소를 방문할 수 있었다는 그는 간수에게 신앙문제 때문에 투옥된 사람이 있는가를 물어보았으나 그런 사람은 없고 모두 다른 죄를 짓고 감옥에 들어온 사람들이라고 들었다고 전했다.
유씨는 또「하르빈」에는 9만명의 한국인이 있으며「길림」에는 백만인구 가운데 10만명이 한국인이라면서 중국 북부지방의 경우 공식적으로는 한국인이 1백 60만명으로 집계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3백만명은 될것이라고 설명해 주었다. 그는 중공에 거주하는 한국인의 70%가 북한 출신이지만 거의 모두 되돌아가기를 원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가 한 말을 종합해보면 중공에 있는 한국인은 중국시민이 될 수 있지만 그들의 신분증명서에 조상이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기재되어야 한다는것、그들 거의 모두가 북한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그들의 가장 커다란 소망은 통일이며 그래서 가족을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는 것 등등이었다.
그날 저녁 우리들은 유씨의 호텔방에서 서울에서 방송되는 KBS 라디오 방송을 매우 선명하게 청취했는데 유씨는 자신이 만났던 한국인들은 서울방송을 매우 흥미있게 듣는다고 말했다.
다음날 아침、나는 기차를 이용、「길림」을 떠나「장춘」(CHANG CHUN)으로 갔다. 3시간의 기차 여행 끝에「장춘」에 도착한 나는 먼저 1931년에 세워진 성 데레사 주교좌성당을 찾아갔다.
그곳 주교좌 성당에서 나는 1940년에 서품을 받은 올해 73세의 R신부、83년에 서품받은 64세의 M신부 55세의 B신부를 만날 수 있었다.
R신부는 초기 프랑스 선교사들이 건립한「리지웨」의 성데레사성당을 1979년 되돌려 받았다고 했다. 그 성당은 그때까지「장춘」지역에서 되돌려 받은 유일한 가톨릭 교회였으며 내가 보았던 중공의 교회 가운데 최악의 조건속에 처해있었다. 남아있는 것이라곤 외형뿐이였다.
성당내부의 모든 것은 파괴되었거나 문화혁명 기간 중에 너무 훼손되었기 때문에 수리를 하기전에 성당내부는 완전히 벗겨내야만 할 것 같았다. 성당마당은 돌맹이들과 건축자재로 가득차 있었고 사람들은 그해(84년) 크리스마스때까지는 교회에서 미사를 봉헌할 수 있을것으로 전망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나에게는 그때까지 성당건물을 수리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 처럼 보였다.
성 데레사성당 주교관에 도착하자 나는 주교관에서 일하는 사람이 몇명쯤이나 되는지 살펴보았다. 대 여섯명의 남자들이 앉아서 신문을 읽고 있거나 잡담을 나누고 있었다. 처음 나는 모두 똑같은 옷을 입고 있었으므로 그들중에 누가 성직자인지를 구별할 수가 없었다.
그중 중책을 맡고 있는듯한 한 남자가 CPA 평신도 지도자로 밝혀졌다. 그는 내가 그곳을 방문하고 있는 동안 줄곧 R신부곁에 앉아 R신부가 내게 이야기 할 때마다 허리를 굽혀 엿듣고 있었다. 그는 거의 R신부의 그림자처럼 보였다.
이같은 광경은 그동안 내가 경험했던 것중에 가장 엄격한 감시였다. 후에 내가 혹시 사진을 찍을 수 있는가 물어볼때마다 R신부는 허락을 얻기위해 그의 얼굴을 쳐다보곤 했다.
R신부는 겨울동안에는 많은 곳을 방문하지 못한다고 내게 말했다. 그는 심약한 사람같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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