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관 신부는 “‘지성’과 ‘인성’, 그리고 하느님이 주신 본성인, 인성보다 더 깊은 ‘영성’이 조화를 이루는 교육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조영관 신부가 학교법인 가톨릭학원 동성고등학교 제14대 교장으로 취임했다. 학교장 이·취임식은 3월 2일 서울 혜화동 동성고등학교에서 열렸다.
조 신부는 이날 “동성고등학교가 학생들의 학업 신장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면서 좀 더 가톨릭적인 색깔을 내는 학교, 서로 신뢰하고 소통하는 공동체적인 학교, 밝고 활기차고 따뜻한 학교가 될 수 있었으면 한다”는 뜻을 밝혔다.
조 신부는 1998년 사제서품을 받고 첫 소임지로 동성중·고등학교에서 6년간 사목한 바 있다. 당시에도 조 신부는 “단순히 지식을 주는 것보단 사랑을 주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고 생각하며 소임을 실천했었다.
동성고 교장으로서 새로운 역할을 시작하면서도 조 신부는 ‘지성, 인성, 영성’ 교육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지성’과 ‘인성’ 그리고 하느님이 주신, 인성보다 깊은 본성인 ‘영성’이 조화를 이루는 교육을 해야 한다”면서 “그것이 지금 시대가 필요로 하는 교육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조 신부는 동성중·고등학교에서 사목하면서도 야간에는 대학원을 다녀 교육행정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가톨릭학교 교육에 대해 연구하고 세미나를 여는 ‘가톨릭학교 교육 포럼’이라는 단체도 조 신부가 시작했다.
동성중·고등학교에서 사목을 마친 뒤에는 미국으로 유학을 가 교육행정 및 정책으로 박사학위까지 받았다.
한국에 돌아와서는 가톨릭대 신학대학 조교수와 사무처장을 역임하며 교육 현장에서 필요한 전문 지식을 더욱 체계적으로 갖췄다.
이러한 과정에서 조 신부는 특히 종교교육에 대해 고민해왔다.
조 신부는 “오랜 시간 종교교육을 해보니 학생들에게 교리 지식으로 종교를 가르치기엔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제도적이고 보수적인 느낌을 주는 ‘종교’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내면적이고 호소력 있는 ‘영성’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학생들이 종교에 다가가는데 더욱 편안하고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자율형 사립고로서 동성고등학교가 더욱 주목해야 할 역할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동성고가 자율형 사립고로 운영돼야 하는 목적은 명문대에 많이 보내는 것이 아니라 가톨릭 교육을 위한 것입니다.”
조 신부는 “정부의 통제에 따라 평준화 정책을 따르다보면 가톨릭 교육을 하는 것이 어렵게 되고, 사립학교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동성고는 자율형 사립고이기 때문에 교내 가톨릭 교육이 가능하고 예비신학생반도 운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 신부는 앞으로 가톨릭 신자 학생들이 보다 더 많이 동성고에 입학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이를 위해 각 본당 등에서 가톨릭 교육의 본질과 영성에 대해 강의하고 동성고에 대해 홍보하는 데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