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한국은 1450조에 이르는 가계부채를 안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대출금 상환이 어려운 위험 가구는 126만 가구로 집계된다. 금리 인상이 이뤄지면 이 수치는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이들이 ‘빚’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거나 가정이 해체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1월 27일 개소한 대전교구 ‘한끼100원나눔운동본부’ 부설 금융복지상담센터(이하 센터)는 교회가 부채 문제로 고통받고 있는 이들에게 다가간 사례다. ‘빚에서 빛으로’라는 센터 슬로건처럼 빚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그에 대한 실질적인 해결책을 찾는 창구 역할로 눈길을 끈다.
한끼100원나눔운동본부장 박제준 신부는 “‘가난하고 고통받는 이들을 지원하고 좀 더 정의롭고 평화로운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한끼100원나눔운동본부 미션 안에서 지금 이 시간, 우리 시대의 가난과 고통 받는 이들이 누구인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기획됐다”고 센터 설립 취지를 설명했다.
“쉽게 빚을 낼 수 있는 사회 구조와 불평등한 금융환경 속에서 ‘청년 부채’를 비롯해 이혼·자살 등 우리 사회 내 여러 문제들 안에 빚은 중요한 배경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슴 아픈 현실에 공감하면서 금융복지운동을 사업의 한 방향으로 설정했습니다.”
이를 위해 2016년 한 해 동안 가계부채 문제를 교회 내에 공유하며 준비 작업을 시도했던 박 신부는 지난해에는 금융복지 운동을 함께할 활동가 양성에 집중했다. 100시간(금융복지 상담사 과정), 30시간(금융복지 상담 심화과정) 강의를 거쳐 두 차례에 걸친 자격시험도 실시했다. 이를 통해 54명의 수료생과 29명의 금융복지상담사가 배출됐다. 박 신부도 교육 전 과정에 참가해 금융복지 상담사 자격증을 얻었다.
센터는 개소 이후 40여 건의 상담을 진행 중이다. 상담은 신자·비신자 구분 없이 이뤄진다. 그 과정에서 ‘빚’ 문제가 정말 심각하다는 것을, 특히 누군가에게 편안하게 상의하거나 도움을 요청할 수 없는 사안이기에 문제가 더 크게 키워지는 현실을 인식하고 있다.
앞으로 월 1회 정도 본당 및 지역사회기관과 연계해 센터를 소개하고 ‘찾아가는 상담’도 진행할 예정이라는 박 신부.
그는 “중요한 현실 이슈에 참여하면서 교회가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모색하고 이를 위해 지역 사회와 협력·연대의 연결고리를 찾고자 하는 노력”이라고 센터 개소 의의를 말했다.
“교회가 지니고 있는 ‘희년’의 개념을 구현하는 장으로서, 말 못할 고통을 지닌 이들에게 울타리가 되고 싶습니다.”
박 신부는 “2018년을 시작으로 금융취약계층을 위한 상담, 교육, 복지자원을 연계해서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싶다”고 밝히고 “이를 통해 가정을 살리고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데 일조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의 042-636-1331, 상담 042-638-1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