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성당 앞 성모상 앞에 마냥 서 있었습니다. ‘오늘도 저와 우리 아이들에게 성령의 지혜와 은총을 내려주세요. 힘들지 않게 하루를 보낼 수 있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하며 무거운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일하는 엄마인 저도 과중한 학업으로 부담감이 커진 아이들도 하루하루 버티는 일이 쉽지 않았습니다. 매일매일 징징대며 힘들다는 이야기를 입에 달고 살았던 제게 동생이 말했습니다.
“힘들 땐 기도밖에 방법이 없어. 여럿이 같이하면 더 좋은데, 우리 성당에선 룩스메아 기도 모임이 있어. 엄마들과 함께 기도하니 참 좋아.”
저는 바로 룩스메아 기도 모임 지도 선생님께 전화했습니다. 자모회 활동을 하면서 간신히 얼굴만 익힌 엄마들에게 함께 기도하자고 했지만 기도 모임이 만들어질 수 있을지는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자모회 엄마 몇 분과 함께 기도를 시작했고, 룩스메아 가타리나 선생님의 각별한 관심으로 기도 모임이 꾸려졌습니다.
매주 목요일, 미사가 끝나면 성당 뒤편 육아실에 하나둘 모이는 엄마들. 시작성가를 부르고 복음을 읽고, 묵주기도를 바칩니다. 우리 아이들, 우리 가정에게 꼭 필요한 은총을 주십사 간절하게 기도합니다. 그렇게 햇수로 4년 차가 된 우리 공도성당 룩스메아 기도 모임. 저는 우리 기도 동지들을 볼 때마다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나를 위해 아이들을 위해 정성껏 기도해 주는 동지들이 있다는 게 얼마나 든든하고 행복한지 모릅니다.
2015년 가을, 저는 갑작스런 뇌출혈로 쓰러졌습니다. 응급 수술을 받고 한 달 동안 병원에 있었습니다. 퇴원해 기도 모임에 다시 참석해 저를 위해 기도해준 동지들의 모습을 보니 내가 다시 말하고 걷고 일할 수 있는 게 이들의 기도 덕분이란 확신을 얻었습니다. 기도할 때는 잘 모르지만 기도를 받아보니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알았습니다.
룩스메아 기도 모임은 교구에서 시작된 엄마들의 기도 모임입니다. 자녀를 가진 엄마라면 누구나 함께 기도할 수 있습니다. 일주일에 한번 한 시간 정도만 짬을 내어 주십시오. 많이 모이면 모일수록 더 크고 견고한 힘을 발휘합니다.
험하고 어려운 세상을 살아가는 이세상 모든 아이들이 엄마들의 정성 어린 기도의 갑옷을 단단히 입을 수 있다면 얼마나 든든할까 생각합니다. 지금 바로 성당 사무실로 문의해주세요. “우리 성당 룩스메아 기도 모임은 언제 하나요? 함께 기도하고 싶어요.”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아이를 위해 하느님께 은총을 구하는 엄마 마음 하나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