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 김대건」은 배달순 시인이 온 정성과 힘을 기울여서 완성한 장편서사시인데 배시인에게는 다섯번 째가 되는 시집이기도 한다.
배시인이 쓴 이 장편 서사시는 구성이나、운율이나 또는 내용의 배열에 있어서、어느것 하나「발명」에 가까운 노력으로 다듬어져있지 않는 것이 없다. 배시인의 이 작품에 대해선 이미 구상 선생과 박청륭 시인이 평가적인 면에서 매우 적절한 말을 하고 있음으로、여기에서 인용해 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구상 선생은『그는(배시인은)이 작업을 통하여 시와 삶과 신앙의 합일에 도달 했다고 보겠다. 이것은 지극히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다. 왜냐하면 작중 인물이 일반적인 영웅이나 위인이 아니라 진리를 증거하여 목숨을 바친 성자를 예술적으로 형상화하기에는 일반적인 상상력과 감성만으로 이뤄질 수가 없다. 그래서 한 시인의 시와 삶과 신앙의 이른바「거듭남에서」이루어진 이 작품은 우리 가톨릭 문학에 있어서도 정채를 발할 것을 나는 믿는다』고 말하고 있다.
또 박청륭 시인은 그 평문에서 이 시집이『역사와 신앙과 미학의 삼중주』임을 전제한 다음『새로운 서사시의 시도에 그치지않고 성공하고 있는 점은 새로운 서사시의 이정표이며、현시대로서의 개가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고 평가하고 있다.
필자는 이 서사시의 구성 및 기법가의 특징을、첫째는 김신부의 생애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역사적 사건들이 매우 냉철하면서도 객관적인 수법으로 표현돼 있다는 점을 말하고싶다.
둘째의 특색은 정선된 언어로 암시적이며 여운을 풍기는 서정시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이다. 가령 당시의 박해받는 교인들을 그리는 장면에서「오라에 묶인 조선/치도곤을 맞는 조선/주리틀에 끼여 버둥거리는 조선/허공에 매달려 학춤을 추는 조선/…」
이렇게 말하고 있는데 여기서「조선」이란 말이 담고 있는 뜻의 밀도는 짙다. 이와 같이 이 서사시의 전편을 통한 인상은 마치 구슬을 꿰서 하나의 묵주가 이루어지듯 순도 높은 서정적인 시들을 엮어서 큰 테두리의 서사시를 완성했다는 점과、거기에 성인의 빛나는 상이 맑게 부조되어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 작업의 완성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를 짐작하는 필자는、저자의 노고에 대해서 진심으로 치하를 하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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