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불 신부 화가 김인중 신부(54세ㆍ성도미니꼬수도회)가 미처 화폭에 담지 못한 삶 속의 이야기들을 한 권의 책 속에 담아냈다.
발간 일주일 만에 재판에 돌입하는 등 화제를 낳고 있는 이 책은「이 세상의 아름다운 것들」(전예원). 저자의 첫 수상록으로 모친의 80세 기념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이 세상의…」는 서울대 미대를 나온 후 스위스와 프랑스 유학 중 사제로 서품돼 수도하는 과정에서, 혹은 화가로서 보고 느낀 아름다운 삶의 모습들을 그림으로 표현하면서, 또한 여행하면서 틈틈이 써온 시와 단문들을 모은 책이다.
전체가 6개 부분으로 나눠진 이 책에서「창조주의 아름다움을 통과시키는 도구가 되리라」「밤에 묵상한 열매를 낮에 전하라」등 2개 장을 통해 그림을 통한 생활 속의 편린들, 사제로서 경험하는 교회 안의 이야기들을 소개하고 있는 저자는「내 그림은 나비처럼, 꽃잎에 내려앉은 나비처럼 피로한 이들의 눈길을 쉬게 하고, 사랑 받지 못하는 이들의 참 안식처가 되리라」「고속도로를 달리는 듯한 삶의 피곤함을 달랠 수 있는 것이 때로는 그림일 것」이라고 토로하고 있다.
「음악회처럼 기다려질 새벽을 맞으러 떠나리」의 제3장에서는 여행하면서 겪는 정서를, 제4장「내가 낮아질 때 비로소 높아짐을 깨닫는 지혜를」에서는 입양아 정치 일류병 등의 소제목들이 말해주듯 시사적인 문제들을 담담하고도 조용한 필체로 다루고 있다.
「낡아도 좋은 것은 사랑이어라」의 제5장은 가족들과 스승 지인들에게 보내는 김 신부의 편지를 모은 것. 짧은 묵상글처럼 느껴지는 제6장의 단문들은「그림을 그리는 것은 날개를 찾는 것이 아닐까」라는 그의 말처럼 작가의 독백을 듣는 듯하다.
「그림 세계와 아울러 내 삶에서 보고 느낀 점을 펴보는 데 조그만 의미를 가져볼 뿐」이라고 서문에서 책 출판의 동기를 밝히고 있는 김 신부. 그는「이 세상을 함께 사는 사람들과 서로의 생각을 교환하며 조금이라도 공감을 넓힐 수 있었으면 한다」고 바람을 적고 있다.
지난 3월 2~16일 서울 조선일보 미술관에서 유럽 생활 25주년을 기념하는 초대전을 연 바 있는 김 신부는 1940년 부여 출생으로 1965년 서울 신문회관에서 첫 전시회를 가진 이래 국내외에서 60여회의 전시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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