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교회를 세계교회와의 관계속에서 비추어보면서 부정적인 측면을 분명히 목격하게된 사건이 하르빈 주교관 별관에서 발생했다. 그곳 공공 전시장에는 4개의 판넬이 연속적으로 전시돼 있었다.
첫번째 판넬은 전 만추리아교구장이 일본 군부관리와 군부 앞잡이로 묘사된 그림이었다. 두번째 판넬은 교황 삐오 11세가 일본관리와 외교관을 영접하는 사진이었다. 세번째는 하르빈의 초기교구장을 스파이로 취급한 그림이었다. Z신부와 CPA(애국교회) 대표자는 그 그림들을 재빨리 지나쳐버렸는데 그 사실은 그들이 내게 그 그림들을 보여준다는 점에 당황하고 있음을 엿보게 해주었다. 네번째 판넬은 CPA주교단과 신자 다수와 함께 찍은 H주교의 사진이었다.
H주교는 내게 중국어로 된 새 성서를 주었으며 나는 그에게 한국어 성경과 영문 및 한글로 기록된 한국교회 2백주년 기념 팜플렛을 주었다.
하르빈 성당에서의 아침 8시미사는 그 성당에서 가장 나이 많은 신부가 집전했는데 그는 먼저 복음을 라띤어로 읽고 중국어로 간단한 설교를 했다. 그는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았는데 목소리가 너무 약해 7ㆍ8백명 정도의 신자들에게 겨우 들릴 정도였다. 그가 조그만 성서를 들고 봉독할 때 손이 심하게 떨리고 있음을 볼 수 있었다.
예수 수난 주간이었던 관계로 십자고상은 자주 빛천으로 덮혀있었다. 성당내부의 어두움은 16개의 갓 없는 전구와 4개의 대형 제대초로 밝혀져 있었다. 고백소 앞의 행렬은 길었으며 두명의 사제가 미사성사를 주고 있었다. 그들은 성체분배를 돕지않았으며 미사 집전신부 혼자 성체분배를 하느라 약 15분이나 걸렸다.
약 20여명의 합창단은 미사곡 부분을 라틴어성가로 불렀다. 후에 Z신부는 나에게 중국어성가 중 일부는 그날 처음 불려진 것이라고 말하면서 그것은 종교음악이 토착화를 향해 점진적인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먼저번 방문때(81년)나는『교회가 복구되고 난 후에도 여전히 라틴어성가가 쓰여진 이유 중 하나는 대부분의 신자들이 옛날신자(나이가든 신자)이기 때문이며 너무 많은 변화가 이뤄졌을 때 신자들이 옛날과 같은 가톨릭 교회로 여기지 않을 수 있기때문이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미사참례 신자들 중 3분의 1이 젊은이였다. 여성신자들은 허리까지 내려오는 길고 검은 미사포를 쓰고있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은 성체를 영하기전에 크게 허리를 굽혀 절을 했다. 성체강복 때 유일하게 불린 라틴어성가는「딴뚬에르고」였다. 미사에 이어 신자들은 성체강복과 십자가의 길을 위해 머물렀다. 전체예식은 1시간 30분간 진행됐다.
그날 오후 나는 그 지역에 있는 두개의 한국중학교 중 한곳을 방문했다. 그 학교 교장은 3개반을 돌면서 짤막한 연설을 하고 학생들의 질문에 답해주기를 나에게 요청했다. 학생들을 방문한데 이어 나는 교사들을 만나 따뜻한 대화를 주고 받았다.
이어 나는 한국인 병원을 방문했다. 병원 관리자와 몇몇의 의사들은 나를 정중하게 맞아주었다. 그곳에서나는 치과와 외과 진찰실을 볼수 있었다. 나는 경호원에게 1911년 안중근 의사(토마스)가 이또 히로부미를 저격했던 하르빈역을 보고싶다고 요청했다. 경호원들은 묵묵히 따랐지만 정부 재산인 철도에서 사진 찍는 것을 허락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나는 입구에 자리를 잡고 사진을 찍을수 있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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