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신자의 통계를 보면 교회 구성원 중에 여성신자는 60%도 안되는데 마치 여성들이 압도적으로 많은것처럼 보인다. 여자들의 교회라는 말도 있다.
여성들이 많아 보이는 것은 교회에 자주 나오고 교회에서 이런저런 일들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교회에서 여성들은 본당활동을 통하여 훌륭한 사도직을 수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본당조직의 하부구조는 거의 여성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많은 활동단체가 여성을 주측으로 움직이고 있다.
반장ㆍ구역장ㆍ레지오 마리애ㆍ성모회ㆍ성가대ㆍ주일학교 자모회ㆍ제대회ㆍ연령회ㆍ교리교사회 등이다.
반장ㆍ구역장들은 대부분 여성들로서 이들은 교회의 기초조직인 반과 구역에서 깊은 유대를 갖고 각 가정의 생활까지 서로 나누는 신자공동체를 이루어 관리하는가하면, 지역사회에서 예비자를 발급하고, 믿음이 적은 신자들을 가르치고 믿지않는 사람들과 접촉하여 복음을 전하는 예언직을 제 1선에서 수행하고 있다.
여성들이 많이 활동하는 레지오 마리애는 성모 마리아의 사랑과 믿음의 정신으로 무장하여 세상의 세력과 싸우는 강력한 전교조직으로서 병자, 냉담자, 초상집 등 불우한 사람들을 방문하고 기도와 위로와 봉사로써 언제어디서나 복음을 전할 수 있는 현장 전교조직이다.
성가대 제대회 연령회 등의 활동은 거룩한 교회 전례를 통하여 믿지 않는 이들에게는 그리스도의 신비와 교회의 참 모습을 보이며, 믿는 이들에게는 일치와 천상전례의 아름다움을 미리 맛보게 하는데 기여한다. 주일학교 자모회와 교리교사들은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심어주고있다.
본당의 모든 봉사적인 일을 도맡아 하는 단체가 성모회(본당에 따라 명칭이 다를 수도 있다)인데 그 활동내용을 보면, 회원가정ㆍ순방기도피정ㆍ성서연구ㆍ꽃꽂이 강습ㆍ본당 행사 때의 음식장만ㆍ성당청소ㆍ교회 건축을 위한 모금 및 노력봉사ㆍ주일학교지원ㆍ교회 비품 장만ㆍ재난을 당한 집 초상, 출산한 집에 금품 전달, 병원비 지원ㆍ농촌에 노력봉사와 유아원 지원ㆍ결손가정 빈민가정 지원ㆍ교도소 사회복지기관 등을 지원하는 일들이다.
이와 같은 여성들이 밖으로는 선교의 제 1선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안으로는 교회공동체에서 여러가지 봉사를 하고있는 모습을 본다. 그러나 이러한 활동의 방향을 정하고 중요한 결정을 하는 역할에는 유감스럽게도 여성의 참여가 대단히 미미하다. 교회의 의논하고 결정하는 기구에서 여성적 감성과 모성이 크게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현실은 교회발전의 손실과 여성자신의 사기저하 및 소외감, 불만을 갖게 하는 요인이 되고있다.
하느님은 사람을, 당신의 모상을 닮은 남자와 여자로 창조하셨으며 서로 보완해야하는 상호의존적 존재임을 교회는 가르친다. 교회안에서 남성들은 결정하고 지시하는 일 그리고 여성들은 수동적으로 실행하는 일을 즐겨 한다면 지금까지도 그래왔지만 여성들은 주체성없는 의존적 존재로 남아있게 될것이다.
가나의 혼인잔치에서『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대로 하시오』(요한2, 1~5)라고 하신 마리아의 말씀은 얼마나 능동적이며 자신있고 권위있는 말씀이신가? 천사의 아룀으로 하느님의 새로운 계약을 최초로 믿은 사람인 마리아는 그리스도의 구원사업을 지켜보면서 끊임없이 하느님의 뜻을 알고자 연구하셨으며 이제 확실한 하느님의 뜻을 주체성있게 실천에 옮기는 말씀을 하신것이다.
그리스도를 따르는 제자 중에 으뜸이신 마리아를 보면서 오늘의 우리 여성들은 첫째, 하느님의 뜻이 어디에 있으며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연구하는일, 즉 영성생활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하며, 둘째「그가 시키는 대로 하시오」라고 할수 있도록 교회안에서 지도력을 계발해야하며, 셋째 지도할 수 있는 권위있는 위치에 있어야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제안한다면 여성의 소명을 알아듣고 여성사도직의 내용과 방법을 연구할 수 있는 모임과 가톨릭여성연구소 같은 기관이있어야 하며 여성지도력 계발을 위한 제도적 기구도 마련되어야 한다. 또한 본당과교구 사목회의 및 중요한 기구에 여성들은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며 이러한 위치에 선임되는 과정에서 가부장제적 사고와 그 영향을 배제하도록 해야 하며 모든 회의들이 여성이 참여하기 쉽게 회의 운영방법도 다시 연구되어져야 한다.
원죄의 결과로 생긴 성차별주의가 교회안에서는 사라져야하며 교회의 반쪽인 여성의 모성적 기능이 활성화되어 일그러진 교회모습을 되찾아야 할 것이다. 남성지배문화가 가져온 세상의 위기를 체념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의 모성과 감성이 지배하는 새로운 문화, 새로운 세상을 창조할 책임과 능력이 여성들에게 있음을 알아야 할것이다.
「무엇보다도 먼저 여성들에게 기대하는 바는 우리 인류의 장래를 걱정해 달라는 것이다. 언젠가는 어리석음 때문에 인류문화를 파괴해버릴지도 모르는 인간의 손을 휘어잡아주기 바란다」(제 2차 바티깐 공의회 메시지, 공의회문헌 P627)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