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우여성들의 보호 및 직업교육을 통해 자립을 돕는 사회복지법인 「은성원」원장 백수남(71세ㆍ데레사) 여사는 불우여성들에게는 다시 없는 다정한 어머니이다.
백수남여사의 불우여성복지를 향한 외길 33년이 살아숨쉬는 「은성원」은 고아원에서 나올수밖에 없는 연장(年長) 고아와 극빈가정의 불우여성 50여명이 모여 살며 미용ㆍ양재ㆍ봉제ㆍ한복 등을 무료로 익히는 자활의 터전이다.
일제하에서 남부러울 것 없이 넉넉한 여건속에서 일본으로 유학, 디자이너 공부까지 마쳤던 백수남 여사는 43년 해방 2년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남편이 옥사, 미망인으로서 남다른 고초를 겪어야 했다.
여성의 사회참여, 특히 미망인의 사회활동은 꿈도 꿀 수 없었던 사회안에서 29세의 젊은 나이로 양장점을 연 백수남 여사는 혼잣 몸으로 2남 1녀를 키우며 주위의 질시와 호기심을 참고 이겨내야 했다.
살아야 한다는 의지 하나로 10년 동안 양장점 경영에 매달렸던 백수남 여사는 전쟁이 끝나고 급증한 전쟁미망인들의 처지를 누구보다도 진하게 공감, 마침내 결단을 내렸다.
피난당시인 52년 부산에서 영세입교한 후 이웃으로 눈을 돌리면서 전쟁미망인들의 아픔을 좌시할수만은 없었던 백수남 여사는 그 동안 모았던 사재를 털어 지금의 은성원이 위치한 서울 신길동일대의 대지와 가옥을 매입, 23세대의 미망인 가족들을 맞아들였다. 이렇게 첫발을 디딘 「데레사모자원」은 12년동안 많은 미망인들이 자활해나가는 중간 기착지가 됐고, 시대적인 요구에 따라 65년에는 「재단법인 은성원」으로 변신하면서 불우여성의 직업보도활동 기관이 됐다.
이어 백수남 여사는 76년에는 「은성원」을 사회복지법인으로 등록, 보다 깊이있는 사회사업을 목표로 삼기에 이르러 지금은 불우여성은 물론 일반주부들까지 폭넓게 공부할수있도록 하고있다.
『신앙인으로 좋은 일을 한다는 소박한 마음, 또한 남보다 돈이나 지식, 기술을 더 많이 가진데 대한 감사의 보답으로 일을 시작했다』고 토로한 백수남여사는 『부녀복지사업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시작, 오히려 배우는 입장이었다』고 겸손해했다.
한창 자녀들이 사춘기였을 때 불우여성들의 신변보호때문에 가족과 떨어져 살기까지 했던 백수남여사는 『무존건 사랑을 주면 아무리 나쁜 마음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사랑관으로 일관, 지금은 이곳을 거쳐간 이들로부터 스스럼 없이 「할머니」로 불리우고 있다. 『부녀복지사업의 길로 인도해주신 하느님께 감사할 뿐』이라고 말하는 백수남 할머니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양재기술을 가르치며 「은성원」의 가장 나이 많은 가족으로 불우여성과 더불어 살다가 하늘의 부름을 받는것이 유일한 소망』이라며 앞으로도 여성복지에 전념하려는 결의를 밝혔다.
※연락처 =서울 영등포구 신길7동 1317번지 사회복지법인 은성원(전화 843~3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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