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을 떠나기 이틀전날 밤、호텔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으면서 나는 근처 테이블에서 한국인이 이야기 하는것을 들었다. 나는 그 테이블로 가서 내 소개를 했다. 그는 남한 태생으로 일본에 거주하는 곽이란 사람이었다.
여러가지 얘기 도중에 그는 한국의 최대 목표는 통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북통일을 원하지만 한반도 내에서 미군 철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상투적인」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다음날 저녁 북경호텔에서 식사를 하자며 나를 초청했고 나는 쾌히 응낙했다. 다음날 중공에서의 마지막날 밤 그는 사업관계로 늦겠다면서 늦은저녁 시간으로 약속을 미뤘다.
다행이도 그가 약속을 늦추는 바람에 북한선교부장 김몽은 신부의 절친한 친구인 「빠리」외방전교회 사제 진 샤보니어 신부를 만났다. 김신부와 나는 10월 싱가포르에서 샤보니어 신부를 만난적이 있었다. 그는 나와 같은 목적으로 출국을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의 짧은 만남은 곽씨의 도착으로 끝나버렸는데 나의 여행을 결산짓는 중요한 밤、곽은 나에게 북한 방문의 기회를 열도록 해보겠다고 말했다.
하느님께서 허락하신다면 이미 중공에서 검토한바 있는 북한방문도 추진해보고 싶다는 염원속에 나의 두번째 중공방문은 막을내렸다.
비록 거대한 대륙의 일부분만을 볼 수 밖에 없었다하더라도 이번 방문을 통해 나는 중공땅、중국교회가 처한 현실을 직시하려 노력했고 많은 이들의 협조속에 그노력은 기대이상의 성과를 얻을수 있었다.
중공교회에 대해 갖는 희망이 아직은 이루고 성급한 느낌이 있긴 하지만 방문기 서두에서 지적한 대로 중공방문의 궁극적인 목적은 북한지역 교회의 회복을 위한 전초작업이었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인 결실임에는 틀림없을 것이다.
북경을 마지막으로 제 2차 중공방문을 마무리짓기에 앞서 나는 첫번째 중공방문을 비롯 두번의 방문을 종합、오늘의 중공전반에 걸쳐 나름대로의 느낌을 정리해 보고자한다. 나개인의 단편적인 느낌과 견해일수도 있겠으나 그것이 중국교회를 바로 이해하는데 어떤 도움을 제공해 줄수있는 기초 자료가 되리라 믿기 때문이다.
먼저 나는 중공을 방문하는 사람이 중국의 실체를 빠른 시간내에 파악하는것은 쉽지가 않다는 점을 강조해 두고 싶다. 중공은 워낙 방대하고 다양해서 짧은 여행으로써 중국전체를 일반화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또한 서구 사회의 가치기준으로 중국을 평가하는데도 문제가 있다.
따라서 중국교회의 현실을 판단하는데 있어 우리 자신의 배경이 아닌 중공의 배경에서 고찰해야 한다는 점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우리 신자들은 중국교회를 교회의 상황에서가 아닌、그들이 처한 상황에서 관찰해함이 무척 요하다고 본다.
나는 중공을 방문하기전이나 방문하면서 실제로 『동양의 정신을 알고 아시아의 심성을 지니고있는 사람이 현재중공을 여행할때나 장차 여행할때 상당한 이점을 갖는다』고 들었고 경험상 그 진단은 정확한 것이었다.
나는 또 그들로부터 『만약 동양적인 사람이 되고싶거나 동양적인것에 접근하려면 생활방식이나 성격까지도 변화시켜야할것』이라고 들었다. 그말은 내가하고있는 일의 목적에 대한 신념을 확고히 해주었다.
<계속>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