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사제로 키우고 싶어했던 한 어머니의 기도와도 같은 10년 염원이 일순간에 닥쳐온 죽음의 그림자속에 소리없이 묻혀갔으나 본당신자들이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나가고있다.
지난 7월 13일 이웃의 장례식 참석차 의정부에 갔던 서울 도봉동본당 고 유태호씨(여ㆍ52 마리아)가 뒤에서 달려드는 차를 채 피하지 못하고 당한 급변은 평소 고인이 매주 빠짐없이 성당청소를 해왔다는 것과、 그 청소가 막내아들이 사제가 될때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사실을 아는 본당신자들에게는 결코 잊을 수도 지나쳐 버릴 수도 없는 큰 슬픔이었다.
한번 청소하는데 3~4시간은 족히 걸리는 힘든 성당청소를 매주 1~2회씩 10년간 한번도 빠짐없이 지속해온 고 유태호씨는 막내아들 (도봉국민학교 6학년)이 갓 걸음마를 시작하면서부터 『아들이 사제가 될때까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오직 성당청소를 통해 주님께 간구하는 것뿐』이라면서 기도하듯 숭고한 마음으로 작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이러한 고인의 높은 뜻을 알고있는 도봉동본당 신자들은 고인의 참변이 성당청소를 위해 사고당일 일행보다 먼저 장지를 떠나면서 생긴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주님의 뜻은 우리 범인들이 받아 들이기엔 너무 벅찬 것』이라며 목놓아 울었다. 더우기 아들의 영성교육을 위해 가난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항상 밝고 적극적으로 살아오면서 남자들도 꺼리는 입관예절을 스스럼없이 도맡는 등 이웃의 길흉사를 소리없이 도와온 고인의 행적을 아는 본당신자들은 고인의 순교자적 삶을 기리기위해 고인의 영결미사를 본당장으로 치뤄야한다고 뜻을모았다.
지난 7월 15일 수많은 신자들의 애도속에 고인의 영결미사를 거행한 도봉동본당은 유족들을 위해 1백 56만여원의 성금을 모금하기도했다.
또한 지난 8월에 갓 영세입교한 부부신자가 고인의 숭고한 삶에 감동、 막내아들의 중학과정 학비전액을 지급하기로 약속하는 등 고인의 10년 정성을 이어가려는 본당신자들의 노력은 끊이지 않고있다.
현재 고인의 유족으로는 부군(정기우ㆍ54ㆍ바오로)과 두 아들(큰아들은 중학교3학년)이 있으나 보일러기술을 갖고있는 부군이 연로、 마땅한 일거리가 없어 생활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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