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는 물론 우리 사회의 정신적 지주로 국민의 기대와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는「우리 시대의 양심」 김수환 추기경의 강론과 기고문 인터뷰 내용을 엮은 책이 4월 28일 추기경 서임 25주년을 맞아「참으로 사람답게 살기 위하여」라는 제목으로 출판됐다.
도서출판「사람과 사람」에서 출판하고 가톨릭신앙생활연구소 신치구 소장이 엮은「김수환 추기경의 세상 사는 이야기、참으로 사람답게 살기 위하여」는 가톨릭 신자만이 아닌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펴낸 책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70년대 이후 숨 가쁜 역사의 고비마다 성직자로서의 양심과 소신에 따라 어느 누구보다도 겨레와 시대의 아픔을 몸으로 껴안아온 김수환 추기경. 훈훈한 정감이 묻어나는 소박하고 진솔한 이야기를 남김 없이 토해낸 감동적인 글이라는 점에서「참으로 사람답게 살기 위하여」는 모든 사람들에게 잔잔한 감동과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문민시대는 맞았지만 정작 민주화의 본질이 돼야 할 인간화와 인간의 존엄성이 확인되기는 커녕 오히려 가치관의 혼란과 개인 및 집단 이기주의、물질 만능주의 때문에 더욱「참 인간과 참 삶」의 좌표를 잃고 방황하는 현대인에게 이 책은 구원과 지혜의 메시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5부로 구성된 이 책은 김 추기경이 스스로 생전에는 자신과 관련한 책을 발간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음에도 가톨릭신앙생활연구소 신치구 소장의 끈질긴 노력으로 준비되고 엮어져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신치구 소장은『참으로 사람답게 살기 위하여』를 펴내기 위해 지난해 9월부터 김 추기경 모르게 자료를 수집했으며 인쇄에 들어가기 전 간신히 허락을 맡아내는 집념을 보이기도 했다.
제1부「사랑과 존재의 아름다움을 찾아서」에서는 인간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가 하는 그 존재와 삶의 진정한 의미를 일깨워주고 있으며 2부「삶의 길목에서」는 한국 천주교회의 자화상으로 각인되는 김수환 추기경의 오늘을 있게 한 삶의 궤적을 중심으로 생명의 존엄성과 여성、신세대 문제 등에 대한 나름대로의 소신을 진솔하게 드러내고 있다.
3부「더불어 사는 사람들」에서는 가난하고 소외 받는 사람들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가진 자들의 반성、사랑과 용서、정직과 성실、화해와 평등 등 공동체적 삶의 지혜를 권하고 있다. 4부『말하기 어려운 말을 하는 것」편에서는 우리 사회의 당면과제인 개혁을 중심으로 정치 경제 언론 문화 노동 등 지도층 인사、그리고 국민 모두에게 보내는 양심의 소리를 담고 있다.
5부「오늘의 교회가 서 있는 자리」편에서는 한국 종교계、특히 우리 교회의 당면과제에 대해 솔직한 자기 반성을 토대로 교회 및 사제의 역할과 위상、신앙인들의 실천적 자세를 당부하는 충언이 피력돼 있다.
무엇보다「인간이 뭐길래」「사랑의 이름으로 나를 노래하리」「새 생명을 위하여」「왜 신부가 되었냐고 묻거든」「가난한 신부를 보고 싶은데」「삿갓 쓴 예수」등 이 책에 실려 있는 41편의 글들은 인간다운 인간이 아쉬운 이 세상에「인간다운 삶」을 일구어 내려는 김수환 추기경의 고뇌와 세태를 꿰뚫는 예언자적 양심이 살아 숨쉬는 언어로 기록되어 있다.
이 책에서는 또 무척이나 신부가 되기 싫어했으나 어머니가 섭섭해 할까봐 신부가 됐다든지、자신의 방이 비좁고 춥더라도 가난한 사람들보다 나은 데 대한 자책、그리고 일선 신부로 재직하던 시절이 추기경 시절보다 더 보람 있는 시간이었다는 고백 등 수많은 뒷이야기도 담고 있다.
69년 4월 28일에 의해 추기경으로 서임된 이후 줄곧 한국을 움직이는 정신적 지주로 일관된 삶을 살아온 김 추기경의 삶을 기록한「참으로 사람답게 살기 위하여」는 5월 1일 오후 6시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출판 기념회를 갖는다.
평소 생전에는 책을 발간하지 않겠다는 김수환 추기경의 소신 때문에 자료 준비 등에 많은 애로를 겪기도 했던 가톨릭신앙생활연구소 신치구 소장은『추기경님이 반대할까봐 책을 다 만들어 놓고 추기경님을 찾아가 간신히 허락 받았다』며『시대의 징표로 살아오신 추기경님의 말씀은 오늘을 사는 모든 사람들의 좌표로 각인되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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