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체적 불구에서 오는 모든 고통을 신앙안에서 이겨내고 인생의 황혼길에서 지난 세월을 감사하며 고통받고 있는 다른 이들에게 하느님의 사랑과 함께 삶의 의욕을 북돋워 주고 있는 이원근할아버지(아우구스띠노ㆍ71세).
경로수녀회에서 운영하는 청주 성심원에서 생할하면서 펜팔을 통해 고통받고있는 이웃에게 새 삶에의 희망을 전해주고 있는 이원근할아버지는 현재 청주를 비롯 전국적으로 3백여명과 편지를 주고받고있다.
도심지 한복판에서부터 강원도 산골짜기 한반도 구석구석 풋풋한 사랑의 내음을 풍기며 전해지고 있는 이원근 할아버지의 편지는 13년전 어느 장애자와의 편지를 통한 나눔으로부터 시작됐다.
어릴 때 소아마비로 하반신 불구가 된 이원근씨가 72년 성심원으로 오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여생을 보내기로 결심, 첫 편지 친구인 미지의 장애자와 서로의 아픔을 나누게 된 것.
편지를 통해 마음과 마음을 주고 받을 수 있음을 알게 된 이원근 할아버지는 비록 하반신이 불구이지만 양팔은 누구못지않게 자유롭다는 점을 감사하며 주위에서 생의 의욕을 잃고 실의에 빠져있는 이들에게 편지를 보내기 시작했다.
불행했던 과거를 딛고 하느님안에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생활하는 할아버지의 삶의 실의에 빠진 이들에게 용기를 북돋우기에 충분했다.
『팔을 움직일 수 없을때까지 편지쓰기를 계속하겠다』는 이원근 할아버지는 상대에 따라 적절한 내용을 담은 편지를 쓰기위해 거의 종일 편지지와 씨름하고 있다.『기도하는 마음으로 편지를 쓴다』는 이원근 할아버지는 지난해까지 매일 10통가량의 편지를 써왔는데 금년에는 기력이 쇠해서인지 5~6통 쓰고나면 힘들어 진다고.
이원근 할아버지는 펜팔을 하면서 장애자 중 미신자들에게 통신교리를 알선하는 등 전교에 앞장서는 한편 편지를 보낸 젊은 남녀들을 연결, 결혼을 성사시키는 중매쟁이 역할도 하고있다.
이와함께 틈틈이 묵주를 만들어 편지친구들에게 선물하기도 하는데 종일 편지를 쓰다보니「성심원」가족들과 함께할 시간이 적어 안타까움을 느끼기도 한다.
중국에서 태어나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해방후 어머니와 함께 고국을 찾은 이원근씨는 삶에 짓눌린채로 고통스런 젊은시절을 보내야 했다.
불구의 아들이기에 항상 애태우며 뒷바라지 하던 어머니마저 돌아가시자 더욱 힘든 생활이 계속됐지만 다행히 파야고보 주교(메리눌회) 주선으로 성심원에 들어와 몸과 마음을 의지하면서 신앙조차 없어 방황하고 고통받는 이들에게 작은 빛을 던지기 시작했다.
10년간 한결 같은 마음으로 편지를 써온 이원근 할아버지는『2~3번의 편지를 주고 받은후 자신들의 마음을 열고 고통을 나누려는 편지친구들이 그지없이 고마울뿐』이라고.
이 할아버지는 광주대교구 구례본당에서 발행되는「빛가정」도 편지친구들에게 보내고 있는데 우편료 편지지 봉투값 등 한달에소요되는 경비가 3만원선. 이원근 할아버지는『얼마되지 않는 용돈으로 충당하기 어려운 금액이지만 은인들이 편지지ㆍ우표 등을 보내와 마음놓고 편지를 쓰고 있다.』고 말하면서 은인들과 자주 찾아와 발송등의 일을 도와주는 봉사자들에게 감사하는 마음도 잊지않고 있다.
※연락처=(310)충북청주시사천동29~1 성심원. 청주우체국사서함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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