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적 열의에 참여하는 여성
지금까지 본란에 몇 차례에 걸쳐 게재된 한국 교회 안의 여성들의 사명과 역할은 무엇이며 위치는 어느 정도 선에와 있는지,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면서 문제점을 지적하는 동시에 제도로서의 교회에 바라는 희망도 말했다. 남녀 동참의 조화를 이루기 위한 교육, 사회제도, 교계제도, 조직, 자질향상 등이 서서히 진보되기를 바라면서 이제 무엇보다 여성이며 수녀인 우리들이 진정으로 우선시켜야 할 사항에 대해서도 간과해서는 안됨을 느낀다.
빛이 없는 깜깜한 세상을 생각해 본다. 세상에 여자가 없다면? 교회 안에 여자가 없다면? 봉헌된 여자가 없다면? 세상은 온통 어두움으로 뒤덮여 있던 천지창조 이전과 똑 같은 상태일것이다. 하느님은 세상을 하루 하루 좋게 만드셨고 사람 아담이 혼자 있는 것을 좋지않게 보시고는 그 남자의 일을 거들 짝을 만드셨다. 그렇게 해서 세상은 정말 보기좋게 되었는데 금방좋지 않은 세상으로 변화되고 말았다.
남자가 처음으로 여자를 본 순간 외쳐댔던 사랑의 찬가가 짓밟혀지는 역사가 시작된 것이다. 하느님의 모습으로 지어진 인간이기에 놀라운 능력을 발휘하여 더욱 살기좋고 편리한 세상을 만들어가고는 있으나 남자와 그의 일을 거들 짝의 관계는 여전히 가해자와 피해자의 모습을 벗어나지못하고 있어 지구 곳곳에서 여성들의 볼멘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남자와 그의 일을 거들 짝의 바람직한 관계는 어떠해야 하는가. 남자와 여자는 본래가 갈라놓을수 없는 성사적 존재들이고 서로가 없이는 생명조차 희미해지는 존재들이다.
일반적으로 여성은 남성보다 약하다. 그러나 여성은 약하기 때문에 강하다는 이율배반적인 본성을 지니고 있다. 본당조직의 하부 구조라든가 여러 활동단체가 여성을 주축으로 움직이고 있을만큼 참으로 많은 일을할수 있는 것도 상전들의 손을 여겨보는 하녀들의 눈을 지닌 때문이다.
이러한 여성이 교회와 인류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여성은 역사를 통해 잘 볼 수 있었던 것처럼 인류를 파멸시키는 가하면 영원으로 드높일 힘도 지니고 있다. 여성은 본성대로 살아갈 때 인류에게 큰 선을 가져다 줄 수 있다. 본성대로 살아가는 것, 그것은 성서가 제시하는 여성상이다. 믿음이 강한 여성, 그녀는 자신의 약함을 잊지 않기에 항상 기도하고 기도를 통해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무한한 힘을 사람들에게 증거한다. 약한 여성이 오만한 남성을 지배하고 선의 세계로 이끌어갈 힘을 지니고 있는 것은 그녀가 기도의 사람이기 때문이다. 기도하는 여성, 기도하는 수녀는 그녀가 속해있는 가정 본당 수도회를 구원에로 인도한다. 실로 교회안에서 연약한 수녀의 협조가 없을 때 사제의 활동은 딱딱한 지식만을 전하게된다.
수녀는 이성적 논리의 전개와 지식에 있어 부족할지 모른다. 하나 수녀는 보다 고상한 성품을 지니고 있고 주님을 바라보며 천국을 향해 나아가도록 모든 인간의 운명을 들어높일 힘을 지니고 있지 않은가. 어느 사제가 여성 본연의 섬세한 사랑과 총명과 지혜를 능가할 수 있겠는가? 사제와 수녀의 진정한 의미를 모를 때, 그 관계의 깊이를 이해하지 못할 때 사도직은 황폐한 밭처럼 아무런 결실을 내지 못한다.
예수와 마리아는 사제와 수녀들이 살아야 할 원형이 아닌가. 사제가 그리스도의 대리자이듯이 수녀는 이 세상에서 또 하나의 마리아로 살아야 한다. 마리아가 사도들의 힘이 되었듯이 수녀는 교회의 힘이다. 마리아가 예수 곁에서 하나의 사명을 함께 수행하신 것처럼 수녀는 사제 곁에 있다. 마리아가 자신의 위치를 분명히하고 예수께 협력을 드리고 예수 또한 마리아의 위치를 존중하고 협력을 받아들이셨듯이 교회안에서 사제와 수녀도 그렇게 해야한다.
가정에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있다. 좋은 아버지와 어머니라면 아버지는 가정을 이끌어나가고 어머니는 가정의 넋으로서 생명을 불어 넣는다.
교회안에도 아버지와 어머니가 있다. 교회안에서 교황과 주교 사제는 가르쳐야한다.
수녀는 사제로부터 말씀이신 빵을 받아 어머니처럼 영적 자녀들이 영양을 골고루 섭취할수있게 해 주어야한다.
사제 열의에 참여한다는 것은 사제의 고유직무를 함께 수행함이 아니며 보다 근본적인 예수 그리스도의 사제직에 자신을 일치시키고 참여한다는 뜻이다.
참 사제이신 예수와 더불어 사도직을 하는 수녀라면 그분의 사도직에 참여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교회가 영적인 사명을 우선적으로 하듯이 수녀 또한 영적 사명을 우선적으로 해야 한다. 세상과 교회는 기도하는 수녀를 필요로 하고있다. 기도는 사도직의 영이다. 사도직에 영이없다면 그 사도직은 죽은 사도직이며 따라서 전달자의 생명과 그 대상에도 아무런 힘이 되지 못한다.
수녀는 복음으로 말할 때 강하게 되고 사도직은 하느님께 종속하는 만큼 설득력있고 효과적이며 많은 결실을 가져온다. 참된 사도직은 인류에게 구언자이신 예수를 가져다주는 것이므로 마리아 이상으로 위대한 사도직을 해낼 수가 없다. 모든 수녀들이 이 세상에 그리스도를 준 마리아처럼 살아간다면 그들은 교회와 세상을 지탱하는 큰 힘이 될 것이다.
수녀는 교회의 힘이다 수녀는 영적어머니이다. 수녀는 사제적 열의에 참여하는 여성이다. 사제적 열의에 참여하는 여성은 기도하는 만큼 강하게 될 것이며 교회에 봉사하는 여성 모두가 기도하는자가 될때 여성은 세계를 자기 손안에 넣을수 있을 것이다.
<한국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홍보분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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