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부활 대축일을 준비하는 성주간 동안 수원교구는 유진선 신부(레오·수원교구 원로사목자)와 강희재 신부(요셉·수원교구 복음화국 부국장)의 선종으로 슬픔에 잠겼다.

3월 30일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봉헌된 강희재 신부의 장례예식 중 이성효 주교가 고별식을 주례하고 있다.
교구는 3월 30일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강희재 신부의 장례예식을 교구장 이용훈 주교 주례로 거행했다. 성금요일에 이뤄진 강 신부의 장례는 미사 없이 예식으로 진행됐다. 강 신부가 28일 부정맥 시술 뒤 회복 중 심장압전으로 갑자기 선종해 교구민들의 슬픔이 더욱 컸다.
예식을 주례한 이용훈 주교는 “신부님을 갑자기 보내면서 황망하고 애통하기 그지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강 신부님은 늘 바른 생활과 언행으로 존경받았기 때문에 빈자리가 더 크다”면서 강 신부가 성유축성미사를 앞두고 작성한 묵상글을 읽어 내려가기도 했다.
이날 고별사를 한 강 신부의 동기 김우정 신부(용인대리구 이천본당 주임)는 “요셉 성인처럼 수많은 것을 짊어지고 묵묵히 기도하던 사제가 먼저 가서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모르겠다”면서 “그곳에서는 혼자 짊어지지 말고 동기모임을 하기 전까지 쉬고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4월 2일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이용훈 주교가 유진선 신부의 장례미사를 주례하고 있다.
주님 부활 대축일 다음날인 4월 2일에는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유진선 신부의 장례미사가 봉헌됐다. 유 신부는 2008년 5월 혈압 이상으로 쓰러져 10년 동안 병상에서 투병생활을 이어오다 3월 31일 선종했다.
이용훈 주교는 미사 강론을 통해 “신부님은 10년의 시간 동안 당신의 갇힌 모습 속에서도 묵묵히 견디시며, 어디서도 보거나 들을 수 없는 기도와 고행과 선행의 이정표와 메시지를 우리에게 전해주셨다”면서 “영원한 사제로서 삶을 마무리하신 신부님을 자비하시고 전능하신 하느님께 맡겨드린다”고 말했다.
유 신부의 동기인 최윤환 몬시뇰은 고별사를 통해 “10년의 시간 동안 유 신부를 찾아가도 독백만 하고 왔는데, 잠시 기도하고 온 것이 마지막 이별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부활하신 주님 따라 우리가 믿고 바라는 하느님께 편히 가시라”며 “우리도 뒤따라갈 것이니 다시 만나자”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두 신부는 장례예식과 고별식, 장지행렬을 마치고 안성 미리내성지 내 교구 성직자 묘지에 안장됐다.
강 신부는 2003년 9월 19일 사제품을 받고, 호평본당 보좌를 시작으로 시화성베드로·매곡·초월본당 주임을 역임했다. 2014년부터는 교구 복음화국 부국장으로 사목해왔다.
1961년 사제품을 받은 유 신부는 서울 혜화동본당 보좌에 이어 교구 수진동·서정동·양지·여주·광주·이천본당 주임 등으로 사목해왔다. 또 효명 중·고등학교 지도, 안법고등학교 교장을 역임했으며 2003년 은퇴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