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미사를 마치고 집으로 가기 위해여 엘리베이터를 타서보니 모두가 본당 노인대학인 ‘성 프란치스코 실버아카데미’학생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웃으면서 “오늘은 아침부터 기분이 너무 좋은데요”라고 말하니, 할머니들이 “아니 왜?”라고 물으시기에, “여기에 아름다운 아가씨들 가운데 있잖아요”라고 답하자, “정말?” “우리가 무슨” “고마워” “총각 고마워” “우리도 멋진 총각과 함께 있으니 깐 기분이 넘 좋은데” “하하하하”. 웃는 사이 1층에 도착해 헤어짐의 인사로 복을 빌어주며 헤어졌습니다.
저와 집 방향이 같은 아녜스 할머니는 항상 웃으면서 이웃에 대한 칭찬, 좋은 말,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살아가시는 분입니다. 아녜스 할머니와 함께 걸으며 이야기하는 도중 할머니가 “내 나이가 80이 넘었는데도 얼굴이 변함없이 예쁘다거나, 입고 있는 옷이 잘 어울린다고 하면 기분이 좋아”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럼 아까도 정말 좋았어요?”
“그럼 너무 좋았지.”
“참 우리 별양동본당 교우들은 축복을 많이 받고 있어.”
“왜요?”
“강론 잘하시고, 노인들을 누구보다 사랑하시고, 다정 다감하시고 또 손주들에게 얼마나 잘해, 미사 중 강복을 주시기 전에 아이들을 위해서 트집을 잡아서라도 칭찬, 격려, 응원의 박수를 쳐주시는 본당 신부님, 그리고 우리 본당에 없어서는 안 될 암브로시오 선생이 있잖아.”
“와우 뒷말이 너무 좋은데요 하하하.”
이렇게 상큼한 봄의 향기가 가득한 아침 길을 걸으며 인사를 나누고 저 혼자 걷는 중에 또 한 분이 생각이 났습니다. 정점길(요한 세례자) 회장님입니다. 회장님과 몇몇이 식사를 하러 식당에 갔는데 주문을 받으러 오시는 자매님이 웃으면서 반갑게 주문을 받는 것이었습니다. 주문을 다 받고 가려는 자매님에게 물었습니다.
“성당에 다니세요?”
“아니요, 왜요?”
“너무 친절하게 대해 주셔서 성당에 다니시는 것 같아서요.”
“그래요? 다니고 싶은데 시간이 없어서….”
“어쩐지…. 다니시겠다는 마음 변치 말고 꼭 간직하셨다가 기회가 되시면….”
“네.”
얼굴에 환한 미소를 띄우며 일하시는 자매님 일이 생각이 났습니다.
말 한마디. 특히 저는 직업상 많은 말을 하는 사람이기에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갑자기 저의 주위 사람들의 말들이 생각나네요.
“최고야” “잘했어” “그래? 그랬구나” “오늘 따라 더 멋져 보이네” “오늘 좋은 일 있어?” “감사합니다” 등등의 말들. 말없이 미소를 보내며 엄지척 해주는 이웃들 그들의 진솔한 말들을 생각하며 오늘 하루를 실천하는 삶이 되길 다짐합니다. 그리고 함께 삶을 살아가는 이웃들에게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를 전합니다. 모두 사랑해요.
김종환
(암브로시오·62·안양대리구 별양동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