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주교대의원회의 사전준비모임 한국대표로 참가한 백진수씨
“청년들, 교회와 세상 가치관 달라 혼란 겪어”
세계 청년 300여 명 모여 의견 교류
논의 내용은 주교시노드 준비문서로 사용
올해 10월에 열리는 세계주교대의원회의(이하 주교시노드)를 앞두고 3월 19~24일 로마에서 주교시노드 사전준비모임이 열렸다.
이번 회의에는 한국을 비롯한 각국 주교회의가 파견한 청년 300여 명이 참석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백진수(마리아·30·서울 도곡동본당)씨가 청년대표로 참석했다.
백씨는 이번 모임 기간 동안 교황청립 교회의 어머니 국제 신학교(Pontifical International College Maria Mater Ecclesiae)에서 각국 청년들과 모여, 주교시노드 주제인 ‘젊은이, 신앙과 성소 식별’과 관련해 토론하고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프리카, 미국, 유럽, 아시아 등 각 나라별로 사는 환경이나 국가 수준이 다르지만 사는 모습이 비슷하고 고민하는 것도 비슷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백씨는 모임 중 마련된 그룹토의 시간 동안 각 대륙별 청년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청년 신자로서 겪는 고민과 갈등에 대해 공감대를 이뤘다. 특히 청년들은 ‘공동체’의 중요성과 신앙 여정에 있어 ‘동반자’의 필요성에 대해 동의했다. 또 ‘관계 형성’ 역시도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백씨는 “신앙은 나와 하느님의 관계, 혹은 나와 예수님의 관계 형성이 가장 중요하다는 이야기도 나눴다”면서 “‘관계’에 있어 가족은 올바른 가치관과 신앙심을 이끌어줄 수 있기에 중요하다”고 전했다.
백진수씨(윗줄 왼쪽에서 두 번째)가 사전준비모임에 참가해 그룹원과의 토론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백진수씨 제공
백씨는 사전준비모임에 참석하기에 앞서 우리나라 가톨릭 청년들이 겪는 고민이 무엇인지 살펴봤다.
“교회의 가치와 세상 가치관이 달라 겪게 되는 괴리감이 크다”고 말한 백씨는 “아마 가장 큰 것은 하느님의 말씀을 세상에서 실천하기 어렵다는 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내용은 ‘성소 식별’에 관한 토론에서도 나왔다. 백씨는 “결국 우리는 세례를 받으면서 하느님을 알게 되고, 주님의 빛이 되어 사는 것이 중요한데, 사회에서는 ‘어떻게 사는지’보다는 ‘무엇을 하는지’에 더 초점이 맞춰져있는 것 같다”면서 “각자의 부르심이 다를 수 있는데, 사회에서는 이미 정해진 ‘성공’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것 같아서 그것이 버겁다는 이야기가 많았다”고 말했다.
각국 청년들이 논의한 내용은 최종문서로 만들어져 바티칸 교황청 홈페이지를 통해 3월 24일 발표됐으며, 주교시노드의 준비문서로 사용된다.
최유주 기자 yuju@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