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성유 축성 미사 강론서 친밀한 사제 모습 당부
“사제는 모든 이에게 다가가는 ‘거리의 설교자’ 돼야”
【바티칸 CNS】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 세계 사제들에게 오늘날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는 그리스도처럼 거리로 나가 연민과 동정으로 죄인들을 만나고 동반하는 ‘거리의 설교자’가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교황은 3월 29일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성유 축성 미사를 주례했다. 이날 미사에서 교황은 “그리스도는 법률가나 필경사가 될 수 있었지만, 백성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거리의 설교자가 되셨다”면서 “이는 하느님의 위대한 선택으로써 주님께서는 백성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사람들을 선택하셨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이어 “그리스도의 육화는 토착화를 의미하며, 따라서 사람들은 외국의 문화뿐만 아니라 자신의 본당, 청년들의 새로운 문화 안에서도 그리스도의 존재를 찾을 수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성목요일은 예수 그리스도가 그의 사제직을 제자들과 함께 나눈 날로, 교황은 이날 미사에 참가한 사제와 주교, 추기경들의 사제서약 갱신식도 주례했다.
특히 교황은 이날 “사제성소는 주님의 백성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특별한 선물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사제들은 신자들과 친밀해야 한다”면서 “친밀한 사제는 신자들이 언제든지 만날 수 있어야 하며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심지어 신자가 아닌 사람들도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교황은 “어떤 추상적인 진리의 우상을 만들려는 유혹”에 대해서도 경계했다.
교황은 “쉽고 편안하게 닿을 수 있고 명성과 힘을 주는 이러한 유혹은 식별하기 어렵다”면서 “이렇게 진리로 가장한 우상은 복음의 옷을 입고 있지만, 절대로 사람들의 마음을 감동시키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교황은 사제들에게 성모 마리아로부터 친밀감의 모범을 찾으라고도 당부했다. 구체적으로 “성모께서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고 한 말을 새겨들을 것”을 강조하고, 영적인 대화와 고해성사, 강론에서 성모의 친밀감을 본받을 것을 요청했다. 특히 “강론은 사제들의 친밀감과 백성들과 소통하는 역량을 가늠할 수 있는 시금석”이라면서 “사제들은 강론을 통해 자신들이 기도 안에서 얼마나 하느님을 가까이하는지, 신자들의 일상생활과 얼마나 가까운 지 보여줘야 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