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이라는 거룩한 신비를 드러내는 성삼일. 전국 각 교구는 성유 축성 미사와 주님 만찬 미사, 그리스도의 수난에 동참하는 십자가의 길, 파스카 성야 미사와 주님 부활 대축일 미사를 봉헌하며 부활을 맞이했다. 그리스도교 전례의 정점을 이루는 성삼일, 다양한 예절과 행사로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한 이모저모 현장을 돌아본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3월 29일 서울 보문동 소재 서울대교구 이주사목위원회 베트남 공동체에서 봉헌한 발씻김 예식 중 베트남 이주민들의 발을 씻고 있다
◎… 성 목요일인 3월 29일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서울 보문동 소재 서울대교구 이주사목위원회 베트남 공동체(담당 응우옌 반 하오 신부)를 찾았다.
염 추기경은 이날 베트남 이주민들과 함께 주님 만찬 미사를 봉헌하고, 여성을 포함해 12명 베트남 이주민의 발을 정성껏 씻어주며 낯선 한국 땅에서 차별 받으며 살아가는 베트남 이주민들의 아픔을 함께 했다.
염 추기경은 이날 미사 강론에서 “교회는 하느님의 집”이라면서 “하느님의 집에서 만나는 우리는 하느님 안에서 한 가족”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염 추기경은 “고국을 떠나 낯선 땅에서 살아가며 분명히 기쁜 일도 행복한 일도 많지만 그에 못지않게 겪게 되는 어려움과 슬픈 일이 많을 것”이라면서 “어려운 일이 있을 때 하느님께서 여러분과 함께하고, 교회도 함께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힘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조환길 대주교(왼쪽에서 세 번째)가 대구 주교좌 계산본당이 마련한 부활 달걀 콘테스트에서 대주교님상을 받은 모윤상씨 가족, 본당 주임 김흥수 신부(맨 오른쪽)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는 3월 31일 파스카 성야 미사 후 주교좌 계산성당에서 부활달걀 콘테스트 출품작들을 둘러보고 신자들을 격려했다.
주교좌 계산본당(주임 김흥수 신부)은 신자들이 예수님의 부활을 묵상하고, 부활의 희망을 그릴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이번 콘테스트를 마련했다. 콘테스트에서는 주일학교 초등부 학생들을 비롯해 각 가정과 구역, 제단체가 LED 전구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해 만든 부활달걀 작품 28점을 선보였다. 출품작 판매 수익금은 주일학교 운영기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조 대주교는 이날 성야 미사 강론에서 “일상의 십자가를 지고 살아가는 우리는 예수님의 부활 희망을 기억하고 그 길을 예수님과 함께 걸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가 3월 30일 소록도본당을 찾아 성금요일 주님 수난 예식을 집전하고 있다. 광주대교구 제공
◎… 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는 성 금요일인 3월 30일 소록도본당을 찾아 주님 수난 예식을 거행했다. 김 대주교는 특히 이날 예식을 통해 예수님의 고통을 가장 깊이 체험하고 있는 소록도 환우들을 위로했다.
소록도본당은 매년 사순 시기마다 일반 신자들과 한센인들이 함께 매일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치며 주님 부활을 준비함으로써, 부활의 참 기쁨을 함께 나누는 화합의 장을 만들고 있다.
◎…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는 3월 30일 서짓골성지 성인들의 무덤제대에서 주님 수난 예절을 거행했다.
이날 예절은 올해 성금요일이 병인년(1866년) 3월 30일 제5대 조선대목구장 다블뤼 안토니오 주교 등이 갈매못에서 순교한 성금요일과 동일한 것을 기념해 봉헌됐다.
주님 수난 예절에 앞서서는 하부내포성지(전담 윤종관 신부) 주관으로 완장포구에서 서짓골성지까지 도보순례도 진행됐다. 9.5㎞에 이르는 이 길은 다블뤼 주교를 비롯해 위앵 신부, 오메트르 신부, 장주기 요셉 회장 등 갈매못에서 군문효수 당한 순교자들의 유해를 서짓골에 숨어 살던 신자들이 옮겨와 안장했던 경로다.
아울러 인천교구장 정신철 주교는 주님 부활 대축일 오후 2시 답동주교좌성당에서 장애인들과 함께 미사를 봉헌했다.
◎… 서울 주교좌 명동본당(주임 고찬근 신부) 청년 성가대인 엘리와 늘푸른 청년 성가대 카이로스는 4월 1일 주님 부활 대축일 낮미사 뒤 성당 마당에서 연합공연을 펼쳤다.
춘천 운교동본당 청년회(회장 강가애, 주임 박순호 신부)는 성토요일인 3월 31일 인근 동부시장 상인들에게 부활달걀을 선물하며 사랑과 나눔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이에 앞서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학장 백운철 신부)은 3월 30일 교정에서 초대형 십자가를 지고 기도하는 ‘십자가의 길’을 봉헌했다. ‘십자가의 길’에는 교수와 신학생, 교직원 등이 참례했다.
박영호 기자, 이주연 기자, 최용택 기자, 박원희 기자, 최유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