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치를 위한 대화

1521년 봄부터 몇몇 신부들이 결혼을 감행했는데 이런 결혼을 칭찬한 루터도 1524년 수도복을 벗고 시토회 수녀였던 보라의 카타리나(Catharina von Bora)와 결혼하고 자신의 개혁을 실행에 옮기도록 그의 추종자들을 독려하였다.

그러나 카알 5세는 그를 끊임없이 위협하고 있는 국제 정세 때문에 루터를 지지하고 있는 제후들에게 보름스 제국의회의 칙령을 강요할 수 없었다. 즉 터키인들이 빈(Wien)을 침공하고 프랑소와 1세가 카알에게 선전포고를 하였으며 끌레맨스 7세 교황이 프랑소와 1세와 동맹을 맺고 카알 5세를 위협하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1526년 제1차 슈파이어(Speyer) 제국의회를 열어 1521년의 교회문제의 규정에 관한 칙령 준수를 각 영주들에게 일임하여 루터의 종교 개혁안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허용하였다.

터키인들과 프랑소와 1세의 침공을 성공적으로 격퇴한 카알 5세는 1529년 슈파이어 제2차 제국의회를 소집하여 제1차 슈파이어 제국의회의 결정을 번복하였다. 즉 이미 루터의 개혁안을 받아들인 국가의 기득권을 인정하지만 앞으로 열리게 될 공의회의 결정이 있기까지 일체의 새로운 변화를 금지한다고 발표하였다.

그러자 6명의 제후와 14개의 도시가 이에 공공연하게「항의」(Protest)하자 이후부터 이들을「프로테스탄트」(Protestant) 이들의 교회를「프로테스탄티즘」(Protestantismus)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이들은 1529년 4월 22일 비밀동맹을 맺어 정치적 연합을 모색하면서 황제를 대항하기 위하여 스위스인들과 연합도 시도하였다.

프랑스와 터키인들의 침공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고 9년 만에 돌아온 카알은 1530년 아욱스부르크에서 새로운 의회를 소집하여 가톨릭과 프로테스탄트가 서로 양보하여 타협하도록 촉구하였다.

루터의 동료요 친구이며 그의 가장 충실한 제자들 중에 한 사람인 멜란히톤(1497~1560, Philipp Schwarzerd Melanchton)이 프로테스탄티즘의 사상을 정리하고 알리기 위하여 작성한 소위「아욱스부르크의 신조」(Confessio Augustana)가 1530년 6월 25일 의회에서 낭독되었다. 인문주의자였던 그는 대화와 타협을 통한 일치를 추구하였지만 루터는 그가 작성한 신조를 비난하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의 신조의 첫 부분은 가톨릭의 교리에 비해 차이가 없는 것처럼 보였지만 연옥, 대사, 교황의 수위권 등 본질적인 차이점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하였을 뿐이다. 그리고 그가 정리한 교리의 내용에 있어서도 선행을 동한 인간의 협력 없이 신앙으로 이루어지는 의화와、제도적인 요소를 생략하거나 최소화시킨 교회의 본성을 주장하고 신자들의 일반적인 사제직과 구별된 사제들의 직무적인 사제직을 거부하였다.

또 축성된 빵과 포도주의 형상 안에 계시는 그리스도의 동시적인 현존과 성인들의 공경도 거부하였다. 둘째 부분은 영성체、사제 독신제、개인미사、미사의 희생적 가치、수도서원 소재와 대재 등에 대하여 논하면서 시정해야 할 여러 가지 남용들을 열거하거나 규정하였다.

그리고 그는 주교의 권위를 광의로 해석하면서 왕이나 황제로부터 이미 수여되었던 주교의 정치적이고 국가적인 권위와 종교적인 권위를 명확하게 구별하였다. 주교들에게 설교와 성사 집행、프로테스탄트 교리와 다른 교리들을 단죄하고 그런 교리를 믿는 자들을 교회 공동체로부터 축출하는 권한은 허락하였지만 새로운 법을 부과하는 권한은 인정하지 않았다. 그는 이 신조 끝에『이 신조는 가톨릭 교리의 전체 안에 존재한다. 보는 바와 같이 저자가 아는 한 거기에는 성서나 가톨릭 또는 로마 교회에 위반되는 것은 하나도 없다』고 덧붙였다.

카알은 가톨릭과 프로테스탄트 신학자들로 구성된 두 개의 위원회를 임명하였다. 엑크 파베르(Faber), 코흘래우스(Cohlaus)등 가톨릭 신학자들에 의해 적성된 아욱스부르크 신조의 반박서(confutatio Confessiontis Augustanae)가 멜란히톤의 신조와 함께 협상의 토대가 되었다.

협상에 임하는 양측의 대표자들은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일치와 최대한의 타협을 추구하되 자신의 요구를 최소한으로 줄이려 노력하여 마침내 평신도의 성혈배령、사제의 결혼、수도자의 서원、프로테스탄트 제후들이 약탈한 교회 재산 반환、미사의 희생적 가치 등 5개 조항만이 재협상의 대상으로 남게 되었다. 가톨릭 측에서는 교회의 규정에 관계된 대부분을 양보할 수 있다는 원칙적인 양해를 하며 공의회 소집을 기다렸지만 일치가 실현되지 못하였다. 카알 5세는 1521년 보름스 제국의회의 칙령을 경신하여 향후 일체의 혁신적인 것을 금지한다고 발표하였다.

그러자 황제의 비대해진 권력에 불안을 느낀 여러 프로데스탄트 국가들이 1531년 슈말갈덴 동맹을 맺고 심지어는 적대국이었던 프랑스ㆍ영국ㆍ덴마크 등 외국과 연합하여 황제를 위협하였다. 이제 프로테스탄티즘은 단순한 종교운동의 차원에서 벗어나 프랑스와 합스부르크가 사이의 전쟁에 휘말린 정치 세력의 일부로 전락하였다. 그러자 황제는 1532년 뉘른베르크(Nurnberg)에서 의회를 소집하여 아욱스부르크 제국의회 엄격한 결정을 취소하고 공의회가 소집될 때까지 잠정적으로 프테스탄트의 개혁운동을 묵인하게 되었다. 이로써 대화와 타협을 통한 일치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고 양측의 관계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