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징한 의식을 가진 시인 신부로 순결하며 아름답고 정제된 시를 쓰는 것으로 널리 알려진 대구 남산본당 주임 이정우(알베르또) 신부가 제5시집「앉은뱅이꽃의 노래」를 냈다.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시부 당선,「에스쁘리」동인으로 활동했으며 그간 시집 4권과 시선집 한 권을 묶기도 했던 이 신부는 한동안 시작을 하지않고 지내왔으나 이번에 제5시집을 내 그의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작은 위안을 갖게 한다.
이 시집에 수록된 그의 시들은 허무, 절대고독 등 인간적 정감이 흐르고 있는 듯하나 오히려 자아성찰, 정신의 깊은 세계에 천착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절대자에 귀의해 구원과 위안을 얻으려는 모색, 나아가 사랑의 표현이 시 전편에 걸쳐 도도히 수놓여져 있다.
이 신부의 시들은 낮고 부드럽고 온유한 시어로 교직, 서정적인 향기가 풍겨나오고 있으나 이의 차원을 넘어선 절대자를 닮으려는 몸부림이 곳곳에 스며 있어 정신주의 시로 정의될 수 있으며, 구도자로서의 결연한 의지가 엿보이기도 한다.
「그리운 마음」에서 이 신부는 내가 너를 그리워하는 것이 존재의 근거라고 노래한다. 그리움을 삶의 존재 근거로 삼는 것, 그리하여 한없이 그리고 간절히 그리워하는 것, 이것이 그의 사랑의 방식이었다.
서울여대 교수이며 문학평론가인 이숭원씨는『이 신부가 노래하는 그리움과 사랑은 현세의 고통을 넘어서게 하는 희망의 지평을 열어준다』며 『이것은「삶의 주인」이고「삶의 기쁨과 용기와 희망」인 주님의 은총에 의한 것이겠지만, 고난을 희망으로 환치시키려는 그 자신의 노력과 그의 내부에 자리잡고 있는 순연한 인간애의 정서가 커다란 힘으로 작용하였으리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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