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는 10월 전교의 달을 맞아 금년 7월 방의성ㆍ김윤섭 신부와 함께 남미선교를 위해 멕시코로 떠난 정승현(요셉) 신부의 기고문을 5회에 걸쳐 나누어 싣는다.
반년넘게 기다리던 비자가 나옴으로써 우리는 - 나와 방의성 (베드로), 김윤섭 (안셀모) 신부 - 드디어 선교사로서 남미로 출발하게 되었다. 우선 멕시코의 과달루페회 신학교에서 언어와 기타 필요한 지식을 배운후 우리는 페루에서 선교생활을 하기로 되어있다. 나는 두 신부보다 한 발앞서 - 해외 교포교회 사목방문차 출국하시는 주교님과 동행 - 멕시코시에 도착하여 여장을 푼다음 우리가 일할 페루를 보고왔다. 이번 여행은 우리의 선교사행에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특히 매일 봉헌한 미사의 말씀들, 매일 만난 사람들 그리고 보고들은것과 깨달은것들을 간단히 정리해 보았다.
7월10일 수요일 :이별
선교사행은 먼길을 떠남으로써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아브라함이 믿음의 조상으로서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아 하란을 떠나 먼길을 나선것처럼, 모세가 야훼의 부르심을 받아 이스라엘 부족들을 이끌고 에집트를 떠나 40년을 헤맨것처럼, 성자 예수 그리스도께서 성부곁을 떠나 사람이 되신다음 삼십여년만에 다시 성부께로 갈수 있었던것처럼, 사도 성 바오로가 다마스코로 가던길에 부르심을 받은 다음 일생을 선교의 길에 나선것처럼, 성 안드레아 김대건 신부가 어린나이에 부르심을 받고 조국을 떠나 긴 여행에 나섰고 마침내는 성직자를 모시기 위해 무수한 모험의 끝모르는 길에 나선것처럼, 선교사 역시 긴여행길에 나서야 하는모양이다.
서울을 떠나 나가사끼 도꾜 로스앤젤레스 아까뿔꼬를 거쳐 멕시코에 도착한 것은 밤 8시경이었다. 정든 사람들을 떠날때의 시간이 낮 12시 20분이었으니 8시간정도 걸린 것으로 되지만 실은 꼬박 하루 24시간이 걸렸다. 만일 비행기 아닌 배로 여행을 했다면 하루가 아닌 한달 이상이 걸렸을 것이다.
여행은 결코 즐거운 것만은 아니다. 로스앤젤레스공항에서 받은 철저한 조사, 멕시코 공항에 내렸을 때 짐이 도착하지 않은 사실을 알고 당황한 일, 거기다가 공항에 마중나오기로 된 사람들이 보이지않았을 때의 당혹감은 여행의 어려움을 잘 깨닫게해 주었다. 그래도 하느님의 손길은 어려울 때 더 가까이 계시는 모양이다. 로스앤젤레스에서는 흑인 청년둘이 모든것을 친절하게 도와주었고 짐은 다음날 무사히 찾을수 있었으며 과달루페회 본부에 전화하자 마침 광주교구에서의 선교를 마치고 이곳에서 다음 소임을 기다리고 있던 하신부(P Javier Chavez,M.G)가 즉시 공항으로 달려나와 주어 무사히 여정을 마칠수 있었다.
(편집자주:하신부는 이번 멕시코지진으로 최근 별세했다)
만남:과달루페회 총장 신부님은 나신부(P.Rodolfo Navarro,M.C)인데 한국에서 여러해동안 선교생활을 하신 분이었다.
이곳 본부와 그리고 과달루페회 신학교에는 한국에서 사목했던 신부들이 여렷 있어서 말이 통하는데는 큰 불편이 없었다. 대강 인사를 마친 다음 하신부와 함께 이곳에서의 거주허가를 받기위해 외국인 출입국관리소에 갔다 그런데 또 문제가 생겼다.
이곳에서의 거주 허가가 나오기 전에는 외국여행을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나는 로스앤젤레스에서 헤어진 주교님과 리마에서 다시 만나기로되어 있어 토요일 밤에 페루행 비행기를 타야 하는데 거주 허가증은 빨라야 1주일 걸려 나온단다. 그러나 이 거주 허가증은 하루 만에 나왔다. 이런 일은 다시 없을 것이란다. 며칠전에 선거가 있었는데 아마 그덕을 톡톡히 본 모양이라는게 하신부의 설명이었다.
오늘의 말씀 (Dios habla hoy):예수께서 열 두 사람을 파견하시면서 이렇게 분부하셨다.『이스라엘 백성 중의 길 읺은 양들을 찾아가라』(마태10, 5-6).
양들은 왜 길을 잃는가? 목자가 없기 때문이다. 목자가 없으면 양들은 흩어지게 마련이요 길을 잃고 헤매기 마련이다. 남미의 교회들은 사제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하느님이 나를 파견하시는 이유도 바로 그때문이다. 한 본당의 신자수가 2~3만이라는데 사목자가 없는 본당이 반이나 되는 교구도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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