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과 직장생활을 영위하면서도 수도자적 삶을 살아가며 성소를 불태우는 평신도들이 있다. 바로 재속회 회원들.
재속회란 공동체의 구성원이 사회에 머물면서 회칙에 따라 기도와 사도직을 수행하는 단체로 우리나라에는「재속 프란치스꼬회」「가르멜 재속회」「한국 순교복자 수녀회 재속회」「살레시오 재속회」성바오로 수도회 병설「성 마리아 영보 재속회」등이 있다.
보다 넓고 다양한 선교현장 속에서 모체 격인 각 수도회의 고유 카리스마에 합당한 사회활동을 펼치는 재속회는 하느님께 자신을 봉헌함으로써 수도자와 같은 삶을 살아가지만 수도자가 아니며 일정한 교육을 거쳐 서약한 사람들이라는 점에서 신심단체와는 그 성격이 다르다.
나름대로 특별한 생활양식이나 특별한 역할을 수행하도록「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인 재속회 회원들의 활동과 역할은 복음화 3세기를 앞두고 평신도 사도직의 중요성과 신자들의 영성 강화가 점차 강조되고 있는 한국 교회 안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성직자, 수도자만의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운 성소를 보다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응답하며 살아가는 재속회 회원들의 삶은 오늘 성소주일을 맞아 진정한「성소」의 의미를 깨닫게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소개된 재속회는 현재 7천4백여 명에 달하는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는「재속 프란치스꼬회」다.
1937년 프란치스꼬회의 한국 진출과 때를 같이한 재속프란치스꼬회는 같은 해 12월 오기선 신부의 주례로 28명이 입회식을 거행하면서 첫 출발했다. 이보다 15년 앞서 미국에서 재속회에 이미 입회, 서약한 장면ㆍ장발 형제가 한국 교회에 재속회를 알리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어 1948년 관상수도회인 가르멜 수도회가 한국에 진출하면서「가르멜 재속회」가, 1957년「한국복자수녀회 재속회」가 각각 탄생했으며 이후 국제수도회 소속 각 재속회의 한국 진출이 활발해졌다.
수도 성소의 동반자이면서 사회 속에서 수도영성의 삶을 살아가는 재속회원들의 활동은 모체 격인 각 수도회의 고유한 사도직에 따른 사회활동과 기도생활로 이루어진다.
「재속 프란치스꼬회」회원들은 성 프란치스꼬가 하느님 사랑을 깨닫고 모든 이에게 알리기를 원했던 대로 그리스도와 만나는 체험을 다른 사람들에게 나눔으로써 선교의 도구가 되는 데 노력하고 있다. 성서를 자주 읽는 등 재속 프란치스꼬 회원의 생활 방법을 회칙에 제시하고 있는데 특히 사도직 활동에 있어 현대사회에 긴급한 문제인 정의 실현, 환경오염 방지, 세계 평화를 위해서 힘쓸 것을 강조하고 있다.
「가르멜 재속회」의 경우 활동보다는 기도생활에 중점을 두고 있다. 데레사적 가르멜의 영성과 지도 안에서 그리스도교적 삶을 영위하려는 가르멜 재속회 회원들은 매달 피정과 성무일도를 바쳐야 하는 의무를 이행하고 있다.
「한국순교복자수녀회 재속회」는 순교자 현양사업과 순교지 방문과 순교지 개발 등의 활동과 순교정신 아래 가정과 이웃 선교에 힘쓰는 데 앞장 서고 있다.
「살레시오 재속회」는 살레지오 수도회의 성 요한 보스꼬의 카리스마에 따라 청소년 사목에 특별한 관심과 우선권을 두고 있으며「성 마리아 영보 재속회」는 바오로 성인의 영성을 살면서 매일 성체조배, 복음묵상, 미사 참례 등의 개인적 신심활동과 매스컴 사도직에 힘쓰고 있다.
이들 재속회들은 매월 1회 회원 모임을 통해 피정과 교육, 강의 등을 실시하며 또한 회원들간의 공동체적인 친교와 일치를 나누고 있기도 하다. 이 모임을 통해 각 수도회와 긴밀한 협조를 맺고 서로 도움을 주고받기도 한다.
남녀 수도회와 구별,「제3회」로 불리기도 하는 재속회의 회원이 되기 위해서는 수도회와 같은 예비기, 수련기, 유기서약 등 대체적으로 4~5년 정도 양성 기간을 거쳐 종신서약을 하게 된다.
또한 재속회마다 나이, 학력 등 나름대로의 입회 규정을 마련하고 있기도 하는데 이는 영성수련과 함께 봉사 및 사도직 활동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재속회원들은 대부분 가족과 함께 살거나, 독신 혹은 형제적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는데 독신을 서약한 경우 생활과 노후대책이 될 만한 직업이나 재산을 갖고 있어야 하는 등의 조건이 있다.
『신앙이 바로 삶이기 때문에 보다 풍요롭고 평화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한 재속회원은『재속회 활동을 통해 한국 교회 안에 증가하는 냉담자와 신자들의 영성 부족을 메꿀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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