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있지만 며느리의 구박으로 아들과 함께 살지 못하고 쫓겨나온 이씨 할머니.
자녀가 없어 복지시설을 전전하다 작년에 한 식구가 된 정씨 할머니、서울 구로구 시흥동의「섭리의 집」은 오갈 데 없는 할머니들이 늘 외롭게 살아간다.
지난 78년에 수원교구 파레이몬드 신부가 설립해 운영하고 있는 섭리의 집은 할머니 20명이 올해 72세의 윤석만(도마ㆍ서울 시흥동본당)씨 부부의 보살핌과 몇 사람의 은인이 보내주는 생활비로 생활을 꾸려가고 있다.
처음엔 거의 모든 할머니들이 신앙을 가지지 않았지만 윤씨 부부의 도움으로 모두 영세하고 주일이면 손을 잡고 시흥동 성당에 가서 함께 미사를 참례하는 등 이젠 모든 가족이 신자가 됐다.
가족들의 평균 나이가 80이 넘어 매일 환자들 가운데서 생활해야 하지만 이들 가족들은 신앙의 힘으로 한데 뭉쳐 환자를 돌보기도 하고 밥도 하고 빨래도 하고 각자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섭리의 집 가족들은 아무런 소일거리 없이 하루 종일을 보내야 하기 때문에 항상 시간을 무료하게 보낼 때가 많다. 비디오가 있다면 할머니들에게 신앙에 도움되는 내용을 보여주고 싶은 게 섭리의 집을 운영하는 윤씨의 소원이다.
성당에서 개최하는 각종 신앙강좌가 있지만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들에겐 별 소용이 없고 테잎을 사다가 방 안에서 수시로 볼 수 있는 비디오가 가장 손쉬운 방법일 수밖에 없다.
안성 구포동본당 윤용배 신부의 아버지이기도 한 윤석만씨는『무료한 시간을 보내는 할머니들에게 비디오를 사다 보여주고 싶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미뤄왔다』고 말하고『할머니들을 위해 사용하기엔 뭣하지만 버리기에 아까운 비디오가 있으면 보내주면 고맙겠다』고 말했다. 연락 전화=서울 803-3055 섭리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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