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째 계명 : 남의 아내를 탐내지 말라
『마음은 윤리적 인격의 터전이다.「마음에서 나오는 것은 살인, 간음, 음란과 같은 여러 가지 악한 생각들이다」(마태 15, 19)』<2517>
마지막 두 계명은 시각을 바꾸어 윤리적 논의 전체의 초점을 인간의 마음에 맞춘다. 외부로 드러난 잘못된 행동이 있기에 앞서 내부적인 태도가 있는 것이다. 거기서 인간적 관계가 파괴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무절제한 욕망은 세상의 모든 소외의 근원이다. 따라서『탐내지 말라』고 권고하는 것이다.
질투와 소유에 집착한 욕망은 카인과 아벨의 역사를 되풀이하게 한다. 카인은 질투에 휩싸이고 곧 이어 형제적 공존은 투쟁과 증오와 죽음으로 변한다. 그것은 인류 역사에서 계급 투쟁, 인종 투쟁, 권력 투쟁 등 수많은 형태로 전개되어온 투쟁의 원형이다.
깨끗한 행동, 깨끗한 정치의 개혁 작업만으로는 부족하다.「깨끗한 마음」의 개혁 작업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마음속으로부터 윤리적 인간이 되지 않고서는 윤리적 인간이 될 수 없다.
외적으로 올바른 행동은 그것이 내적인 태도를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면 바리사이적이며 위선적인 것이다.
새 교리서는 마음의 깨끗함에 이르는 길을 제시한다.『이제부터 마음의 깨끗함은 우리로 하여금 하느님의 눈으로 보도록, 다른 이를 이웃으로 맞아들이도록 한다. 그것은 우리로 하여금 인간의 육체를, 우리와 이웃의 육체를 성령의 궁전으로, 하느님의 아름다움의 표현으로 알아보도록 해준다』<2519>
새 교리서는 육체의 깨끗함과 수치심에 대해 말하기에 앞서 감정의 깨끗함과 수치심에 대해 아무도 거역할 수 없는 어조로 말한다.
『수치심은 인간의 내밀한 것을 보호한다. 그것은 감추어져 있어야 할 것을 드러내기를 거부하는 것이다. 수치심은 그것이 세심하게 드러내는 정결을 지향한다. 수치심은 인간의 그리고 인간들의 결합의 존엄성에 알맞게 시선과 행동을 이끌어 준다』(<2521>) 수치심의 의의와 가치는 이와 정반대로 행동하는 이들의 체험에 의해 명백히 드러난다. 이들은 자유를 내세워 무엇이든 행하여 결국 유행의 노예가 되고 결국 자유를 잃어버리고 마는 것이다.
새 교리서가 수치심에 대해 가르치는 것은 억압이나 고행의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남자와 여자가 지니고 있는 정열의 힘을 해방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것은 인간에게 피해를 입히고 인간을 죄의식에 빠지게 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해방시키고 증진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인간을 도와 그가 이웃과 하느님과의 참된 관계를 실현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 대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2528>『(남의)아내를 탐내어 바라보는 사람은 누구나 이미 제 마음으로 그와 간음했습니다』(5, 28)
<2529>아홉째 계명은 무절제한 욕망이나 육욕에 대해 경계시킨다.
<2530>육욕과의 싸움은 마음의 정화와 절덕의 실천을 거친다.
<2531>마음의 깨끗함은 우리에게 하느님을 뵙게 해줄 것이다. 그것은 이제부터 우리에게 모든 것을 하느님의 눈으로 보도록 해준다.
<2532>마음의 정화는 기도와 정결 실천 의향과 시선의 깨끗함을 필요로 한다.
<2533>마음의 깨끗함은 수치심을 요구한다. 수치심은 인내 검소 신중이다. 수치심은 인간의 내밀한 것을 보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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