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로동에 사는 서옥자(벨라뎃다ㆍ53세ㆍ구로본동 본당)씨는 그 어느 누구보다도 환경문제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환경보호를 가정에서 실천하는 한편 본당이나 지역사회 안에서 이루어지는 환경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서씨가 환경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공장이 많아 오염이 심각한 구로동의 지역적 특성과 함께 곳곳에 버려진 쓰레기 더미를 보면서이다. 그러나 이런 관심을 구체적인 환경보호운동으로 실천하게 해준 것은 바로 환경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86년 당시 구로본동 본당은 신자들과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환경운동 단체와의 협조 아래 환경교육을 실시하기 시작했고 서씨는 이 교육에 참석했다.
『처음에는 그저 환경문제가 심각하구나 하는 정도밖에 몰랐고 환경오염이 어느 정도인지 어떻게 환경보호를 실천해야 하는지도 몰랐다』는 서씨는『환경교육을 받으면서 조금씩 오염 실태와 실천 방법을 알고 좀 더 적극적으로 환경보전운동에 임할 수 있게 됐다』고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교회 환경교육 현황
현재 교회 안에서는 앞서 언급한 구로본동 본당 외에 푸른평화운동본부 정의평화위원회 정의평화연구소 한국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가톨릭환경연구소 가톨릭농민회 등에서 각종 환경교육 자료집 발간과 세미나 등을 통해 신자들의 환경의식 고취에 힘써왔고 한마음한몸운동 환경보전부에서는 8주 과정의 환경학교를 개설하고 있다.
지난 90년 4월 대구 월배본당에서 처음 발족한 푸른평화운동본부는 그해 여름 산간학교 개최를 시작으로 환경문제를 위한 소그룹들을 형성, 연구와 실천 단위로 조직하고 강연회, 자료 발간 등을 통해 환경교육을 펼치고 있다.
정의평화연구소와 주교회의 전국위원회인 정의평화위원회에서도 환경 자료집과 관련 서적을 펴내고 있으며 인천교구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가톨릭환경연구소에서도 조사연구활동을 통해 환경문제와 관련된 여러 가지 자료를 제시하고 있다.
특히 한마음한몸운동 생활실천부에서 지난 2월 1일 분리, 발족한 환경보전부는『환경에 대한 보다 심도 깊은 이해를 도모하고 신앙인으로서 책임과 역할을 자각』시킨다는 목적으로 92년 3월 4일부터 4월 29일까지 제1기 천주교 환경학교를 8주 과정으로 개설했다. 이후 올해 4월까지 10차례에 걸쳐 성인환경학교를 개설하고 수료자들을 주 대상으로 심도 있게 진행되는 월례강좌를 마련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활동 잠재력이 큰 청년층을 대상으로 제1회 청년환경학교를 개설하기도 했다.
아울러 어린이와 청소년 대상의 자연학교가 92년과 93년 각각 두 차례씩 개최됐다. 그 외에도 주일학교 환경포스터 그리기대회,. 환경보전 실천 캠페인, 푸르름을 만드는 잔치 등 행사를 통한 환경의식 고취와 회보 및 교육 책자 발간을 통한 지속적인 교육에 힘쓰고 있다.
교구 및 본당 차원에서 활발하게 펼쳐진 환경교육은 신자들이 환경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인식하게 하는 데 큰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인원 면에 있어서도 성인환경학교를 수료한 사람만 총 1천5백 명이 넘어서 이들이 각 본당에서 활발하게 활동할 경우 환경운동의 엄청난 잠재력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환경교육의 문제
교회 환경교육의 큰 성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여러 가지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지적되고 있다. 한마음한몸운동본부에서 개최한 환경학교 초기부터 프로그램기획에 관계해온 김현정(골롬바ㆍ28세)씨는 환경교육이 일회성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환경학교의 애초 목표 중의 하나는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실생활에서 환경보호를 실천하고 자신의 지역이나 위치에서 환경단체를 조직하는 데 중심이 됨으로써 환경운동의 저변이 확대되도록 하는 데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상황은 교육이 본당 내 환경단체 조직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고 후속 프로그램에도 효과적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또 하나의 난제로 지적되는 것은 교육 참가 인원이 점점 줄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환경학교가 실시되는 동안 평소에 관심을 갖고 있던 사람은 대부분 교육을 받았고 한때 불 같이 일어났던 열기가 다소 가라앉음에 따라 점차 관심이 엷어지면서 수백 명씩 되던 참가 인원이 불과 몇십 명을 모으기도 어려워졌다고 교육 주최 측은 토로한다.
◆실천 이행의 문제
지금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교회 내 환경운동 단체들은 환경교육에 있어서도 새로운 변화의 계기를 마련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환경교육은 참석자들의 자율적 토론을 통해 실천 과제를 합의하고 그에 대한 실천 계획과 실행력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이를 위해 교육 수료자들이 교육을 받고 그치는 것이 아니라 월례강좌, 세미나 등 후속 프로그램에 지속적으로 참석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며 아울러 각 본당 내에 환경운동을 위한 소그룹들의 조직이 활성화돼야 한다. 그리고 이런 소그룹 활동을 통해 지속적 실천 과제를 창출해 내는 것이 환경교육이 궁극적으로 목표하는 바가 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구로구 구의원이자 환경운동가인 문수정씨는『교육이 실천으로 연결될 때 비로소 각자의 의식에 있어서 변화가 가능하다』며『교육 수료자들이 소모임을 통해 연구와 실천으로 영역을 넓혀가는 과정이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교육 대상에 따라 교육 내용과 방식에 있어서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다. 교육의 대상을 여성, 청년, 대학생, 청소년 등 보다 구체화하면서 참가자의 수준에 따른 대중교육, 지도자 교육 및 후속교육 등이 종합적 계획 안에서 조직적으로 실시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각 본당 조직을 통해 실천적 모임을 조직, 지도할 수 있는 중간 지도자들을 양성하는 데 주력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환경교육은 환경 관련 단체뿐만이 아니라 교회 내 다양한 사도직 단체, 심신단체 등을 통해서도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주일학교에서의 환경교육 프로그램의 개발과 실시가 보다 폭 넓게 확산돼야 하며 가정 안에서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이를 실천하는 일은 기본적이면서도 가장 큰 효과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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