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上) 및「예수의 영광스러운변모」(中) 성화가 표현하듯이 동방교회의 성화(이콘)는 단순한 미술작품을 넘어 신학과 영성을 함축, 교회안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구약성서는 모상금지
그리스도교의 모체라할 수 있는 유대교에서는 거의 절대적으로 성화를 그리거나 성상을 만드는 것을 금지한다. 그것은 하늘에 있는 것이나 땅아래 물속에 있는 어떤 것이든지 그 모양을 본따새긴 우상을 섬기지 못한다』(출애급기20, 4)고 말씀하시면서 『어떤 모상을 만드는 자는 저주를 받을것이다』고 엄명하셨기때문이다.
그런데 유대교 회당의 벽에 2백50년경 그린것으로 추정되는 그림들이 발굴되었다.
이 벽화의 내용은 구약성서「에스터」에 나오는 내용 등을 그린 것인데, 신자들을 가르치기 위한 목적이었다.
◆암호로 신앙표현한 초대교회
1~3세기 초대그리스도교 신자들은 대개 박해시대에 살았기에 암호를 통해 신앙을 표현했다.
그들은 물고기 등을 죽은이의 관에다 그려넣었다. 물고기를 그린것은고기가 물에서 혜염치듯이 물에서 세례받아(당시의 세례는 목욕하듯이 물에 푹잠겼다) 영원한 생명에 이른다는 신앙을 표현한 것이다.
또 닻을 무덤의 입구(당시 무덤은 동굴의 형태)에 그려넣었다.
닻은 안정ㆍ고정됨을 의미한다. 모양도 십자기의 형태와 비슷하다.
곧 십자가안의 죽음이 죽음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배가 바다의폭풍을 거쳐 항구에 도착, 닻을 내려 안전하게 되듯이 그리스도인도 세상의 어려움을 거쳐 부활에 이른다는 신앙을 표현한 것이다.
그들 초대교회신자들의 무덤 입구에 파 새겨넣던 십자가에는 예수의 형상이 없다. 이는 예수가 이미 부활하셨다는 것을 표현한다.
그들에게있어 십자가는 수난의 상징이 아니라 영광의 상징이었다.
◆이집트 미이라의 초상화를 모방
성화는 4~5세기쯤부터 그려졌는데 5세기에는 이미 성화공경이 시작됐고 6~7세기에는 유행, 대중신심이 되었다.
처음 성화는 이집트 미이라의 초상화를 모방했다.
그러나 이집트 미이라의 초상화는 죽음의 불안ㆍ공포ㆍ슬픔을 나타낸데 비해 그리스도교의 성화는 죽음을 새로운 생명으로 넘어가는 문으로, 곧 부활의 희망을 표현했다.
또 성화에 그리스도를 표시 할 때 둥근 후광을 그려넣은것은 그리이스 - 로마의 그림을 보고 모방했다. 그리이스 - 로마에서 둥근원은 처음과 끝이없어 신성과 신적인 영광을 표시한 것으로 황제에게 사용했다.
그런데 그리스도의 얼굴주위에 둥근 후광을 그린 것은 그리스도야말로 왕중의 왕이라는 뜻이다.
◆8세기전의 성화는 파괴돼
대중신심으로 크게 번져가던 성화는 결정적인 수난을 맛보기도했다. 726년 동로마황제 레오 3세가「모든 성화를 파괴하라」는 성화상 금지 칙서를 발표했다. 이 때문에 8세기전의 성화들은 99.9%가 파괴됐다.
이후 843년 콘스탄티노플에서 개최된 종교회의에서 성화공경이 공식 인정되기까지 1백여년간 논쟁은 계속됐다.
성화파괴를 주장한 이들은「하느님은 그릴 수 없는 분」이라는 점과「예수의 신성(神性)이 성화에서 무시되기 쉽다는 점」그리고 우상숭배 등을 주장했다.
그러나 대표적 성화공경론자인 다마소의 성 요한은「성화는 침묵의 설교」이며「말없는 하느님 신비의 기록」일뿐 아니라「문맹인에게 교리지침서」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하느님이 참으로 인간이 되셨다면, 인간이 되셨기 때문에 표현할 수 있다. 참으로 하느님은 만질수도 볼수도 표현할 수도 없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인간이 되셔서 만질수도 볼수도 표현할 수도 있는 분이 되셨다』고 역설했다.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이콘
「이콘」이란 말은 모상, 그림, 형태라는 의미의 희랍어인데 바오로 사도께서『그리스도는 하느님의 형상』(꼬린토후서4,4)이라고 말하고 또『그리스도는 볼 수 없는 하느님의 모상』이라고 하셨는데 이는 곧「그리스도는 하느님의 이콘이다」라고 말할수 있다.
따라서 성화를 공경하는 것은 우상을 숭배하는게 아니다. 우리는 오히려 성화를 통해 초자연적인 신비를 보게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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