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성씨는 이주민들을 위한 봉사 덕분에 ‘함께하는 기쁨’을 알게 됐다고 말한다.
“봉사로 ‘함께하는 기쁨’을 알게 됐어요. 이주민 향한 ‘오지랖’은 주님이 제게 준 선물이죠.”
최희성(아나스타시아·53·성남대리구 판교성김대건안드레아본당)씨는 수원엠마우스 이주민센터(이하 수원엠마우스) 봉사자다. 교구 사회복음화국 이주사목위원회 산하 기관인 이 센터에서 최씨는 카페 봉사팀장을 맡고 있다. 매주 수요일 오전10시부터 오후4시까지 그는 카페에서 이주민들의 말벗이 된다. 올해로 9년째, 단 한 번도 봉사를 거른 적이 없다.
최씨가 오랫동안 봉사해온 이유는 ‘함께하는 기쁨’ 때문이다. 원래 최씨는 사람들과 관계 맺기를 싫어했다. 경쟁이 일상화한 사회에서 웬만한 사람은 다 경쟁자로 여긴 까닭이었다.
이런 최씨의 생각은 봉사를 하며 달라졌다. 이주민들은 경쟁은커녕 최씨가 도와야 하는 이들이었다. 어린 나이에 엄마가 돼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이주민 여성들, 언어장벽에 부딪혀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이주민 자녀들이 그랬다.
최씨는 우선 두 자녀를 키운 경험을 바탕으로 여성들의 육아 고충을 들어주고, 공부방에서 아이들에게 한국어를 알려줬다.
이후 변화가 생겼다. 이주민 여성들이 그에게 고민 상담을 해왔다. 최씨가 우울해할 때면 이주민 자녀들이 도리어 그를 꼭 안고 위로해줬다. 이전엔 몰랐던 행복을 이주민들과 만나면서 알게 됐다.
그때부터 최씨는 아예 ‘오지랖’을 떨었다. 이주민 여성이 먼 거리를 이동할 때면 운전기사를 자청하고, “학교에서 혼났는데 말이 안 통해 이유는 모르겠다”고 토로하는 이주민 자녀를 위해 학교에 직접 가서 선생님과 면담을 하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신앙심도 깊어졌다. 이주민들과의 만남 덕분에 잊고 있던 꿈도 이룰 수 있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장학 사업’이다. 최씨는 평소 장학회를 꾸려 아이들의 교육을 지원하고 싶었다. 그런데 2016년 수원엠마우스에서 장학회를 구성했고 의도치 않게 최씨가 회장이 됐다.
‘사회적 기업 창업’도 마찬가지다. 최씨는 한 베트남 이주민의 요청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유엔아이(You&i) 이주여성 협동조합’ 이사장을 맡고 있다. 그동안 조합에서 일회성으로 연 재봉틀 수업은 오는 5월부터 ‘지속사업’으로 편성된다. 수강하는 이주민 여성들만 동의하면 추후 이들과 함께 의류수선 사회적 기업도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우연히 시작한 봉사로 함께하는 기쁨을 느끼고, 그렇게 떤 오지랖이 꿈까지 되찾아주고, 주님 뜻이 없었다면 가능했을까요? 주님이 제게 준 선물 ‘오지랖’을 앞으로 더 펼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