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께 받은 탈렌트로 그들을 도울 수 있다면….”
사진작가 은효진(베드로·70)씨가 세계 곳곳의 불우한 이웃을 돕기 위해 사진전을 연다. 전시 수익금은 전액 ‘프란치스코 전교 봉사 수녀회’(이하 수녀회)가 선교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인도, 페루, 브라질의 난민과 장애인을 돕는데 사용된다. 현재 수녀회는 인도와 페루에서 방과 후 교실, 무료급식소, 양로원 등을 운영하고 있다. 브라질에서는 볼리비아 난민들을 돌보는 그룹홈 ‘엄마의 품’ 등을 운영 중이다.
은 작가는 그동안 15번의 사진전 수익금을 아프리카 잠비아의 어린이들을 돕는데 기부해왔다. 2009년과 2010년에는 아내와 함께 아프리카 잠비아에 직접 봉사활동을 가기도 했다.
그는 “아프리카 어린이들은 굶는 것이 ‘일상’”이라면서 “같은 인간으로 태어났는데 왜 이들은 이렇게 고통을 받아야 하느냐”는 의문은 그를 봉사의 길로 이끌었고, 이웃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기쁨인지 깊이 깨달았다.
“매 미사 파견예식 때 신부님들께서 ‘미사가 끝났으니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라고 말씀하시잖아요. 그리스도인으로서 제가 받은 탈렌트로 복음을 전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은 작가의 이번 사진전은 수녀회 해외선교후원회가 주최한다. ‘세계 성모 발현지를 찾아서’를 주제로 5월 2~8일 서울 명동 갤러리 1898 제1전시실에서 펼치는 이번 전시에서는 은 작가가 세계 각국의 성모 발현지에서 촬영한 사진 70여 점을 선보인다. 세계적으로 아름다운 성모상으로 꼽히는 파티마의 ‘총알 박힌 왕관 성모상’을 비롯해 다양한 성모 발현지의 모습도 한 번에 만나볼 수 있는 장이다.
은 작가는 1998년부터 11년간 포르투갈 파티마를 비롯해 프랑스 라 살레트, 루르드, 퐁맹, 벨기에 보랭, 바뇌 등을 직접 찾아가 사진을 찍었다. 최근엔 멕시코 과달루페와 아일랜드 노크에도 다녀왔다.
그는 이 작업이 ‘복음 사업’이라고 말한다. 비용이 만만찮게 든다는 어려움도 있다. 보통 한 성지를 다녀오는데 드는 비용이 1500~2000만원 수준이다. 멕시코와 아일랜드 성지를 다녀올 때는 집을 팔아 비용을 댔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도 세계 각국의 성모 발현지를 찾아다니는 이유는 무엇일까. “보다 많은 이들에게 가톨릭 신앙을 전하기 위해”서다. 개신교 신자였던 그는 결혼한 후 아내의 영향을 받아 세례를 받았다. 그러면서 성모신심에 관해 더욱 궁금증을 갖게 됐다.
“세례받은 이후 제가 가장 많이 변했습니다. 남에게 무엇을 주어도 아깝지가 않아요. 제가 이렇게 변할 수 있게 해주심에 정말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주님께 받은 제 탈렌트로 봉사할 수 있다면 어디든 달려갈 것입니다.”
197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사진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 그는 현재 ‘은효진 사진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 예술종합정보 신문 APC뉴스 편집인 겸 발행인으로도 활동 중이다. 대구대교구 ‘한티 피정의 집’과 춘천교구 ‘자비로우신 예수님의 기도의 집’ 두 곳에는 언제든 그의 사진작품을 볼 수 있는 상설전시장도 있다. 특히 은 작가는 2009년 화보집 ‘세계 성모 발현지를 찾아서’를 발간했으며, 내년에는 이 화보집의 완결판을 발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