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6일 화요일:약속의 땅
리마교구의 교구장이신 추기경님을 만나러 가는 길에 우리는 리마의 성녀 로사(축일은8월23일) 성당을 참배하였다. 성녀는 남의 집에서 일하면서 생계를 꾸려 나가는 가운데서도 도미니꼬 3회에 입회하여 거룩한 일생을 마친 분이었다.
31세의 젊은나이로 죽은 그의 유해를 보기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었는데 하나같이 가난한 모습들이었다.
만남:추기경님을 만났을 때, 그분은 주교님께 세 신부를 보내주는데 대한 환영의 말과 함께 제발 세 신부다 리마교구로 보내달라는 간곡한 부탁을 여러 차례 하셨다. 페루의 그 어느 곳보다 이곳이 더어려운 곳이라고 강조하셨는데 그건 맞는 말이라고 생각되었다.
리마교구에는 약 9백명의 사제들이 일하고 있는데 교구사제는 겨우 90명 정도이고 나머지는 수도회 소속 사제와 외국 선교사들이라니 그 어려움은 가히 짐작할만 하다. 외국선교사들은 점진적으로 방인사제들에게 교회를 맡기고 철수하려고 무진 애를 쓰지만 이곳 교회가 이를 적극 말리고 있다 한다.
교황대사님 역시 한국 사제들을 대환영한다고 하셨고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금년 초 이곳을 방문하신 교황님 이야기로 옮기셨다. 교황님은 가장 큰 대접을 받은 곳이 셋인데 하나는 고국인 폴란드에서, 다른 하나는 한국에서 그리고 다른 하나는 이곳 페루에서 받은 환영이라 하셨으며 매일 저녁 대사관서 베란다에 나와 운집한 페루국민들에게 말씀하셨단다. 그래서 대사관 앞 거리를 요한 바오로 2세 거리, 평화공원으로 명명하였는데 평화를 상징하는 커다란 비둘기가 현대적인 감각으로 조각돼 세워져있다.
우리는 차차뽀야스에서 일하는 마누엘이라는 신부를 만났다. 우리는 앞으로 과달루페회의 이쏘씨아도 신부로서 이 교구에서 일할 가능성이 크다. 남미와 남미교회에 대한 바른 인식, 선교의 방법론, 충분한 언어소통, 선교사로서의 산 경험이 전혀 갖추어지지 못한 상태에서는 과달루페회 신부들과 협동으로 일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책일 것이다. 차차뽀야스교구에는 아쏘씨아도 신부들이 많이 있다한다. 이 마누엘 신부도 스페인의 마드리드 교구 신부로서 예수회의 아쏘씨아도 신부라고 했다.
교구는 예수회 주교님을 교구장으로 모시고있고 칠순이시라는데 아직도 활동적으로 사목하신다고 한다. 페루 북단으로 에쿠아돌과 접경을 이루고 있고 아마존강 상류지역으로 밀림지대도 있으며 해발2~3천미터의 산악지역도 있다한다.
우리는 차차뽀야스에 가기로 되어 있었지만 마침 그주간에 비행기가 결항이어서 결국 이교구에서 일하시는 신부님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으로 만족 할 수밖에 없었다. 나중에 생각하니 하필 이주간에만 비행기가 없는 것은 하느님의 뜻이라 생각되었다. 선교사는 모든 것을 다알고 떠나지않는다.
모르고 떠나며, 위험과 모험의 길이지만 하느님의 손에 온전히 맡기고 떠나는 길이 바로 선교사의 길이다.
신부가 많이 부족하다는 것, 섭씨 40도가 넘는 곳이 있는가하면 산악지대는 매우 선선하다는 것, 교통수단은 자동차도 있지만 말을 타고 가야하는 곳도 있다는 것, 통신수단 역시 전화가 있지만 교구가 운영하는 방송국이 있어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주파수를 맞추어 통화하기도 한다는 것, 어느 본당은 교구청에 24시간 이상 걸려야 올수 있을만큼 지역이 넓고 험하다는 것 - 이런 말들을 마누엘신부에게 듣고서 나는 나름대로 나의 일터를 상상해 보았다. (하느님께서 마음껏 상상해 보도록 나에게 상상력을 주신 것이니까)
우리는 한국 대사관에도 들렀는데 어려운 문제가 생겨 걱정들을 하고 있었다. 다름이 아니라 이번 선거에서 가르시아라는 젊은 사람이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는데 이미 평양을 두번이나 갔다 온 사람으로 북한과의 수교를 선거공약으로 내세웠었다는 것이다.
저녁에 주교님은 리마에서 일하는 까리따스 수녀원(일본에 본부가 있고 한국에도 진출한)을 찾아보셨는데 한국의 수녀들이 선교사로 진출할 길을 모색하기 위해서였다. 나는 일본말을 몰라 쉬기로했다.
말씀:예수께서 기적을 가장 많이 행하신 동네에서회개하지 않으므로 그 동네를 꾸짖으셨다. (마태11, 20)
페루는 남미에서 가장 많은 성인이 나신(성녀 로사 말고도 네분이 더있다)땅이다. 그리고 오늘날 헤아릴수없이 많은 선교사들과 수도자들이 애쓰는 곳이다. 이분들의 말대로 멀지않아 틀림없이 회개할 희망의 땅이라고 나는 믿는다. <계속>
<편집자주>
리마교구에는 약8백만의 주민이사는데, 그중 대부분이 신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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