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은 세상의 역사를 두 쪽으로 가르셨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이 오시기 이전의 시대를 BㆍC(Before Crist)라 하고 이후의 시대를 AㆍD(Anno Domine : 주님의 해)라 합니다. 그것은 역사뿐만이 아닙니다. 인류의 삶 전체를 완전히 새로운 것으로 바꾸어 놓으셨습니다. 예수님의 그 위대한 힘이 바로 당신의 부활입니다.
부활은 예수님의 새로운 탄생입니다. 그분이 부활하심으로 인해 세상은 진정 다시 태어났으며 모순과 악의 세계에서 진리와 은총의 세계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인류는 실로 새로운 시대에 들어선 것이며 어둠과 모순 속에 묻혀졌던 세상의 수수께끼들은 다 풀리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그리스도의 위대함이 있습니다.
세상은 사실 모순에 빠져 있었습니다. 왜 착한 이들이 자주 고통을 받으며 왜 악한 이들이 자주 떵떵거리는지 그 이유를 몰랐습니다. 더구나 인생이 어디로부터 와서 어디로 가는지를 몰랐으며「죽음」이라는 무서운 세력 앞에서 인류는 참으로 속수무책이었습니다. 한마디로 죽음으로 모든 것이 다 무너졌으며 세상의 어떤 생명도 이 두려운 존재 앞에 무릎을 꿇지 않은 것이 없었습니다. 죽음은 실로 세상의 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부활은 이와 같은 세상의 모순에 대한 명쾌한 해답이 되었습니다. 예수님 친히 죽음 속으로 들어가시어 그 세력을 꺾으시고 부활하셨기 때문에 죽음은 이제 죽음이 아니요 새로운 세계를 여는 은총의 문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처럼 주님은 당신의 부활로써 세상을 건지셨습니다. 죽음에서 건지셨고 죄에서 구해 주셨습니다. 따라서 예수님의 부활은 신앙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막달라 여자 마리아 일행이 예수님의 무덤에 찾아갔을 때 예수의 시체는 없고 천사가 거기 앉아 있는 것을 보고는 질겁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때 천사가 말합니다.『겁내지 말라. 예수는 다시 살아나셨다』그러나 여자들은 무서워 벌벌 떨면서 무덤 밖으로 나와 도망쳤습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도대체 사흘 동안 완전히 죽었던 자가 다시 살아났다니 믿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기에 예수님의 부활사건은 온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고 인류를 깜짝 놀라게 했던 역사상 가장 큰 사건이었습니다.
오늘 독서(사도 10, 34ㆍ37~43 참조)에서 사도 베드로가 백성들에게 예수의 부활과 그의 놀라운 행적에 대한 것을 증언하고 있습니다. 본래 그는 무식하고 믿음이 약했던 자였습니다. 그는 사회 교육을 제대로 받은 자도 아니었고 예수님 밑에서 체계적인 훈련을 쌓은 자도 아니었습니다. 더더구나 고상한 인격의 소유자도 아니었으며 자기 사상을 논리적으로 전개시킬 수 있는 수준은 더더욱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무식한 베드로가 놀라운 감화력을 가지고 백성에게 전도하며 그들을 압도할 수 있었던 것은 부활신앙 때문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바로 그 부활신앙을 가져야합니다. 제자들의 증언을 믿고 우리도 그 놀라운 사건을 바로 내 것으로 받아들여 삶에 실천함으로써 세상에 예수님의 부활을 증언하고 전도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 부활의 삶이요 또한 의무요 책임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도 이미 부활했기 때문입니다.
믿어도 어정쩡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무리 성당에 다녀도 은혜를 체험하지 못하고 갈등과 착각 속에서 고민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부활신앙이 없기 때문입니다. 부활 신앙이 없는 자들은 오로지 현실만을 중요시합니다. 지금 당장 잘 먹고 잘 사는 것에 축복의 기준을 맞춥니다. 그러니까 믿음 속에서 회의만을 갖게 됩니다. 신앙이 그렇게 된다면 비극입니다.
어떤 형제가 세례 받은 지 5년이 되었으나 거의 냉담 상태에서 살았습니다. 주일미사 참례는 물론 기도도 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신앙을 성가시게만 생각했습니다. 이 친구가 한 번은 자기 동료가 암으로 죽는 것을 보고는 크게 느낀 바가 있어서 아주 열심하게 되었는데 연도회에 들어가서 봉사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삶에 은혜가 충만하게 되어 새 인생을 가질 수가 있었습니다. 그는 친구의 죽음을 통해서 부활신앙을 체험했던 것입니다.
부활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의 현장에서 나날이 체험해야 할 우리의 과제입니다. 그리고 그 삶의 개선을 통해서 우리는 우리 자신의 부활을 미리 체험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신앙의 은혜입니다.
예수께서 부활하셨습니다. 따라서 부활신앙을 세상에 증거하도록 합시다. 어떤 처지에서도 희망과 용기를 가지고 신앙의 기쁨을 가지고 삽시다. 예수님이 바로 여러분 안에 부활하셨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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