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로동본당 건너편「자케오네 집」에는 매주 목ㆍ일요일이면 앞마당 가득 쌓여진 옷가지들과 몰려든 사람들로 흡사 시골 장터를 연상케 한다.
분주하게 마음에 드는 옷을 고르는 사람들은 자케오네 집에서 두 번 놀란다. 한 번은 수북한 옷들이 생각보다 멀쩡하고 유명 메이커 제품들도 많다는 데 놀라고 또 한 번은 가격이 터무니없이 싸다는 데 놀란다.
자케오네 집은 사람들이 버리고 싶어하는 옷들을 수거해 싼 것은 5백 원부터 비싼 것은 오천 원이라는 고가(?)를 받고 필요한 사람들에게 판매하는 알뜰시장이다.
지난해 7월 처음 문을 연 자케오네 집 주인 홍한림(스콜라스티카ㆍ58세)씨는 "길을 오가다 집 앞이나 거리에 버려져 있는 쓰레기들을 보면서 재활용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했다"며 "처음에는 우유팩 등을 수거하는 데 그쳤지만 한계를 느껴 이런 폐품들을 한 곳에 모아 서로 나눠 쓸 수 있도록 이 집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자케오네 집에는 옷뿐만 아니라 가정에서 모아둔 우유팩, 신문이나 잡지, 유리병도 쏟아져 들어오고 주민들이 이사하며 버리는 장롱, 세탁기, 냉장고, 가스레인지 같은 가구나 전자제품들도 모여든다. 그러면 집주인 홍씨를 비롯, 이영순(엘리사벳ㆍ49세), 서옥자(벨라뎃다ㆍ53세), 윤기련(아네스ㆍ45세), 문득주(도미니까ㆍ46세)씨 등 4명의 봉사자가 이 산더미 같은 폐물들을 씻고, 정리하고 고쳐서 앞마당에 풀어 놓으면 대개 절반 이상이 필요한 사람에게 유용하게 쓰여지게 된다.
한마디로「자케오네 집」은 이 지역의 재활용 센터이고 환경문제 해결에 발 벗고 나선 이들 봉사자들은「환경주부」,「재활용 주부」라고 할 수 있다.
환경교육을 통해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한 이들 환경주부들은 "부엌에서 지구를 살리자"를 모토로 일회용품 안 쓰기, 폐건전지 수거, 폐식용유로 저공해 비누 만들기, 쓰레기 분리수거 등 환경 보전을 위한 생활 수칙을 가정에서부터 철저하게 실천하고 있다.
또 이들은 농산물 직거래와 환경보전운동의 실천을 위해 설립된「녹원생활 협동조합」의 일원으로 농민들과의 연대에도 힘쓰고 자녀들에게도 환경 보전을 위한 실천운동에 관심을 갖도록 교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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