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7일은 주의 수난 성지주일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예루살렘 입성을 기념하는 이날 성지주일부터 부활 대축일 전야까지의 한 주간을 교회는「성주간」이라고 부른다. 성주간은 신자들로 하여금 주의 수난과 부활신비에 가장 깊이 참여케 하는 연중 가장 거룩하고 뜻깊은 기간이다. 교회는 성주간의 마지막 3일인 성 목요일, 성 금요일, 성 토요일을「성삼일」이라고 부른다. 이때에 인류 구원의 가장 위대한 신비, 곧 주께서 이 세상에서 당신 아버지께로 건너가심이 재현되고 실현되므로 이를「빠스카의 성삼일」이라고도 한다. 성삼일에는 각기 고유한 전례가 이루어지는데 중세기에 와서 성지 행렬, 십자가 경배, 무덤 조배 등 다양한 전례가 도입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성주간에 대한 이해를 돕고 능동적으로 전례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성주간의 전례와 의미에 대해 살펴본다.
■성지주일
부활 대축일 전 주일로 수난 전 예수 그리스도의 예루살렘 입성을 기념하는 주일이다. 이날 전례는 성지 축성과 성지 행렬이 거행된다. 이는 예수의 예루살렘 입성 때 백성들이 승리의 상징으로 종려나무나 올리브나무 가지를 들고 환호했던 사건을 기념한다. 성지는 예수께 대한 존중과 십자가 수난으로부터의 승리를 상징한다.
사제는 성당 밖이나 다른 적당한 곳에서 성지를 축성한 다음 신자들에게 나누어 주고 성당을 향해 행렬한다. 이때 신자들은「호산나…」를 부르며 예수를 마중 나간 히브리 아이들을 기억하며 마음을 다진다.
성지주일에는 주의 수난복음을 낭독한다. 전통적으로 그리스도, 해설자, 백성 역을 맡는 세 사람이 봉독하는데 사제는 그리스도 역을 맡는다. 이날 축성된 성지는 1년 동안 잘 보관했다가 다음 해에 태워서 재의 수요일 예절에 사용한다.
■성 목요일
성 목요일에 주교와 사제단이 공동 집전, 크리스마 성유를 비롯, 다른 기름들을 축성하는 성유 축성미사는 그리스도의 사제직과 봉사직에 참여하는 주교와 사제단의 일치를 나타낸다.
주의 만찬 저녁미사는 당신의 몸과 피를 성부께 바치시고 제자들에게 봉헌하라 명하신 최후 만찬을 재현한다. 감실은 미사 거행 전에 비워야 하며 성체를 모시는 장소는 화려한 장식을 피한다. 전통적으로 남자를 뽑아 행하는 세족례는 그리스도의 봉사와 사랑을 드러내며 미사 중 가난한 이들을 위한 예물 봉헌을 적극 권한다.
이날 미사에서 사제는 백색 제의를 입는다. 영성체 후 미리 준비된 감실로 성체를 모시는 장엄한 예절이 이어진다. 이후 본 제대는 벗겨지고 성당 안의 십자가는 가려지며 다음날 예절이 시작되기 전까지 현양 제대 앞에서 성체조배를 계속하게 된다.
■성 금요일
이날은 참회의 날로서 고해성사ㆍ병자성사를 제외한 모든 성사는 엄격히 금지된다. 또 1년 중 미사가 봉헌되지 않는 유일한 날이다. 대신에 말씀의 전례와 십자가 경배, 영성체 순으로 진행되는 수난예식을 거행한다. 교회는 2세기부터 성 금요일에 주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면서 단식과 금육을 지켜왔다.
수난예식은 오후 3시에 거행하는데 사목상 이유로 좀 더 늦어질 수도 있으나 밤 9시 이후에는 금하고 있다. 사제는 이날 홍색 제의를 입는다.
■성 토요일ㆍ부활성야
성 토요일은 부활 대축일 바로 전날로 그리스도의 수난ㆍ죽음과 고성소에 내리심을 묵상한다. 제대는 벗겨진 채이며, 이날까지 미사와 고해ㆍ병자성사를 제외한 모든 성사가 금지된다.
그러나 교회는 전통적으로 성 토요일과 부활 주일 사이 밤 동안에 성대한 부활 성야제를 거행한다.「빛의 예식」으로 시작되는 부활 성야제는 말씀의 전례에서 구약의 7개 독서, 신약의 1개 등 8개의 독서를 하는 것이 원칙이나 사목적 필요상 생략할 수 있다. 그러나 율법서와 예언서에서 택한 3개의 독서와 출애굽기 14장과 그에 따른 화답송은 절대 생략할 수 없다.
이어 성수 축성과 세례식이 거행되며 기존 신자들의 성세 서약 갱신식도 함께 마련된다. 계속되는 성찬의 전례에서 부활 성야제는 그 절정을 이룬다. 성찬은 완전한 빠스카의 성사로서 십자가 제사의 기념제이고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현존제이며 입교성사의 완성이자 영원한 빠스카를 미리 맛보게 하는 성사이다. (빠스카 축제 준비와 거행에 관한 회람 96항).
특집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