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를 맞은 국민학생들이 필수적으로 구입하는 것이 바로 참고서인「전과」.
한 권에 7~8천 원 하는 전과는 그러나 한 학기가 지나면 쓸모없어져 버려지는 쓰레기 중의 하나다. 예전에는 형의 것을 아우가 물려받는 식으로 몇 해를 사용하기도 했지만 요즘 같은「한 자녀 시대」나 공부에 대해서만은 자녀에게 어떠한 지원도 아끼지 않는 부모들의 넉넉함 때문에 전과의 대물림은 그다지 흔치 않다.
이러한 가운데 서울 상봉동본당(주임=김정남 신부) 자모회가 주일학교 어린이들이 서로의 전과를 바꿔 쓸 수 있도록「전과 교환시장」을 열어 눈길을 끌고 있다.
2월 27일 성당 마당에서 펼쳐진 전과 교환시장에는 자신이 지난해에 사용하던 전과를 직접 가지고 와서 새 학년에 쓸 전과로 바꿔 가는 어린이들이 북적댔다.
이날 교환시장은 많은 봉사 인원이나 넓은 장소가 필요치 않도록 그 자리에서 직접 전과를 바꿔가는 한편 만약 자신에게 필요한 전과가 없을 경우 교환권을 배부하거나 원하는 사람의 경우에는 값 싸게 전과를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자모회 회장 이순자(안나)씨는『비싸게 산 전과를 아이들이 한 학기만 사용하면 폐품으로 버려지는 것이 아깝다는 생각에서 이번 교환시장을 열었다』면서『어린이들이 스스로 자원 재활용을 직접 실천해보고 또한 본당 주일학교 학생들간에 나눠 쓰고 물려받음으로써 절약정신과 공동체 의식을 심어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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