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문제 책임은 성장 위주의 기업 정책
환경문제의 본질적인 책임은 기업의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생산활동과 정부의 성장 위주의 경제 정책에서 기인한다.
「성장주의」는 우리가 안고 있는 모든 문제들 중 특히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데 결정적인 장애로 작용하고 있다.
일부 기업가들과 관리들은 성장에 우선적으로 힘을 집중하고 환경문제에 대해서는 기술 발전에 따라 구체적으로 해결해 가자고 하지만 이는 지금의 환경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모르는 데서 나온 발상이라고 시민 환경단체들은 주장하고 있다.
환경운동가들은 이에『정부와 기업이 환경문제 해결에 즉각적으로, 그리고 전면적으로 착수하지 않으면 후손들이 정상적인 삶을 영위하지 못할 것은 물론, 우리 자신부터 정상적인 삶을 이어 나가기 힘들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나라사랑 연구회 김영환씨는『기업과 정부의「성장 제일주의」때문에 우리 환경이 썩어가고 사회가 퇴락돼가고 있다』면서『정부와 기업이 「성장주의」이데올로기에서 탈피하지 않고 환경문제의 해결을 바라는 것은 마치 농약이 묻은 한약재를 씻지 않고 그대로 달여 먹고 몸이 좋아지기를 바라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시민환경단체의 주장처럼 기업과 정부가「성장 우선주의」에서 탈피, 자신의 영역에서 최선의 환경실천을 했다면 오늘날 우리나라의 환경문제는 상당한 진전이 있었을 것이라고 본다.
이에 대한 교회와 시민단체의 책임도 간과할 수 없다.
지금까지의 환경운동은 시민의 계몽과 실천을 촉구하는 활동과 정부 정책을 비판하고 개선하는 활동으로 점철돼 왔지 기업의 환경오염 행위를 근절시키기 위한 활동에는 무력했었다.
주민의 건강 피해, 생업 피해, 생태계 피해가 집중적으로 악성으로 나타날 때만 기업의 환경오염에 대한 문제 제기를 거론했지 사전 예방 차원에서 기업의 환경오염을 제어하고 실천해온 사례가 거의 없었던 예를 보더라도 교회와 시민단체가 기업환경 윤리에 얼마나 소극적이었고 무관심했는가를 알 수 있다.
따라서 교회와 시민단체들이 기업의 무차별적인 환경오염의 행태에 제동을 거는 압력단체로서 자리잡을 때 국내 환경문제가 부분적이나마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으리라 본다.
나아가 교회와 시민단체들은「이윤 추구」보다「환경 보전」을 먼저 생각하는 기업 환경윤리가 정착될 때까지 방향타 노릇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기업 스스로도 환경문제를 인식,「개발=성장」이라는 등식에서 탈피, 자연과 사회, 기업이 공생공존하는 새로운 창업정신 창출에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겠다.
■기업의 환경윤리와 이윤 추구
환경운동가들은 기업 환경윤리의 원천적인 정착은 한마디로『기대하기 어렵다』는 견해다. 이들은『기업가들은「기업 환경윤리」를 자본주의 논리에서 말할 뿐이지 실제로 환경에 투자하는 비용이 얼마나 되는지 의문스럽다』고 비판한다.
일례로 대기업들이「우리의 것을 살리자」고 앞장서 광고하면서 수입 농산물을 들여와 폭리를 취하고 있는 이중적 기업논리 속에서 환경윤리는 뒷전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대기업의 한 간부는『기업은 환경단체가 아니다. 선진국의 환경적 규제가 기업활동에 침해를 가져올 소지가 있다는 경영 차원의 인식에서 그린라운드에 민감한 것인지 환경문제에 대한 사회적 필요성이 절박해서 발 벗고 나서는 것이 아니다』라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이는 기업이 현재는 그린라운드에 대비 환경산업 투자에 몰두하고 있지만 추이에 따라서 언제든지 보수 회귀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푸른평화운동대표 정홍규신부는 이에대해 『실질적 의미에서 기업환경윤리가 감각을 갖추려면 시민연대 차원의 도덕적 압력뿐』임을 강조했다.
■기업 환경 정책의 시민적 대안
환경 파괴의 심각성은 인간의 윤리성과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
환경신학자 전헌호 신부는 생활성서 기고에서『환경문제는 근본적으로 생명에 대한 존중심의 결여에서 기인하는 것이므로 환경에 대한 책임과 그에 필요한 내적의식 개발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교회가 구체적인 환경보호 정책을 계획, 운영하며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내는 일은 할 수 없는 처지이지만, 존재하는 모든 것이 하느님으로부터 유래한다는 사실을 주지시키고 의식을 가지도록 교육하는 데는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전 신부의 주장이다.
기업이 성장 위주의 환경 정책에서 탈피, 실질적 차원에서 기업 환경윤리와 정책을 재창출하기 위해선 우선 기업인들이 환경문제를 새로운 기업발전과 도전의 기회로 삼는 미래지향적이고 적극적인 자세가 요구된다.
가톨릭 교회가 윤리의 기본 입장으로 내세우고 있는「공동선」의 차원에서 기업의 이윤을 환경 설비에 재투자하고 인류와 자연이 공생공존하겠다는 기본적인 도덕성이 기업 윤리의 첫 자리에 있어야 한다.
또한 교회와 시민단체들이 중심이 되어 우리나라 사정에 맞는 항목과 기준으로 기업의 환경 관리를 평가하는 작업이 있어야 한다.
교회와 시민 환경단체들은 기업의 환경오염에 대항해 그동안 공해기업 제품에 대해 불매운동을 벌이고 환경마크를 통해 환경적으로 건전한 상품을 권장하는 활동을 펼쳤으나 앞으로는 이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킨 기업의 환경 경영을 총체적으로 평가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환경문제는 어느 특정인이 나서서 되는 것이 아니라 기업, 소비자, 정부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해결될 수 있다』고 피력한 정홍규 신부는『철두철미한 시민운동의 감시 역할과 기업의 올바른 도덕성만이 기업의 환경 파괴를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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