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일 고초골 공소 경당에서 이용훈 주교(가운데)와 최덕기 주교(이 주교 오른쪽)가 고초골 공소 등록문화재 지정 감사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용인대리구 원삼본당(주임 이철민 신부)은 5월 3일 고초골 공소 경당에서 ‘용인 고초골 공소’ 등록문화재 지정 감사미사를 봉헌했다.
교구장 이용훈 주교 주례로 봉헌한 미사는 전임교구장 최덕기 주교를 비롯해 용인대리구 처인지구 지구장 황규현 신부(용인본당 주임) 등 사제단이 공동 집전했으며, 수도자와 평신도 170여 명이 참례했다.
미사에는 건축공학 박사이기도 한 김문수 신부(대전교구 신합덕본당 주임)와 단국대학교 건축학과 김정신(스테파노) 교수, 정찬민 용인시장 등 내빈도 함께했다.
이용훈 주교는 이날 최덕기 주교가 2016년부터 고초골에 머물면서 지역의 교우촌 형성 시기와 고초골 출신 순교자에 관한 내용을 문헌을 통해 밝힌 사실을 알리며 고초골 공소의 교회사적 가치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이 주교는 “오랫동안 보존돼 약해 보이지만 모양이 아름다운 이 공소 경당은 시·도 문화재를 뛰어넘어 국가 등록문화재로 지정되는 영광을 안았다”며 “이 같이 신앙 선조들의 얼이 배어있는 고초골 피정의 집에 많은 이들이 순례함으로써 선조 신앙인들의 모범을 본받자”고 당부했다.
최덕기 주교는 미사 강론을 통해 “오늘 이 감사미사를 통해 고초골 공소가 문화재로 지정됐다는 것을 교회와 지역사회에 널리 알리고자 한다”면서 “문화재가 될 수 있도록 이끌어주신 하느님의 섭리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감사미사 후에는 하모니카앙상블 하모스케치(대표 장만수)의 축하곡이 연주되는 가운데, 이용훈·최덕기 주교, 이철민 신부, 정찬민 시장이 고초골 공소 건물 앞에서 주목(朱木) 기념 식수를 했다.
문화재청은 127년 된 한옥 형태인 ‘용인 고초골 공소’가 여전히 경당으로서 기능을 이어가고 있는 등의 가치를 인정, 지난 3월 9일 공소를 ‘문화재보호법’ 제53조에 따라 국가 등록문화재 제708호로 등록했다.
고초골 공소는 건물 구조, 평면 형식 등 건물 본래의 모습도 잘 간직해 과거 용인 지역의 살림집 형태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유산으로 인정받고 있다.
근대기 천주교가 정착해 가는 과정에서 그 기능을 담아내기 위해 한옥이 변모해 가는 시대적 상황도 잘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공소에는 준공연대를 추정할 수 있는 상량묵서(上梁墨書)가 남아 있어 오랜 역사를 지녔음을 알 수 있다.
고초골 공소에서는 현재도 최덕기 주교가 집전하는 미사가 봉헌되고 있다. 또한 공소는 ‘고초골 피정의 집’으로 연수·피정의 기능을 이어가고 있다.
성기화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