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는 항상 제게 있어 외경스러운 곳입니다. 그동안 많은 작품에 출연했지만 어찌된 일인지 새 작품에 임할 때마다 신인 같은 느낌이고 점점 더 힘들어지곤 하지요"
TV와 라디오를 통해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중견 연극인 손숙(헬레나ㆍ49세 사진)씨가 오랜만에 무대에 섰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 는 지난 91년 1년 이상 장기 공연되면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신의 아그네스」 이후 2년 만에 다시 박정자(52세)씨와 함께 완숙한 연기력의 대결을 보여주고 있어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소극장 학전이 개관 3주년을 기념해 무대에 올린「그 자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나?』(2월 24일∼3월 31일)에서 손숙씨는 하반신 마비라는 불구의 몸인 언니「블랜취 헛슨」역을 맡아 동생「제인 헛슨」역의 박정자씨와 함께 헐리웃의 한 저택에 칩거해 있는 여배우 출신 자매의 시기와 질투, 애정과 갈등의 구조를 통해 인간의 내면적 현실을 그려내고 있다.
"다리를 못 쓰고 20여 년간이나 휠체어 생활을 하고 있는 블랜취 역이 우선 여배우라는 데서 더욱 애착이 간다』는 손숙씨는 동생 역의 박정자씨와는『함께 공연한 작품이 많지는 않지만「신의 아그네스」에서 1년 이상 함께 공연해 친자매처럼 지낼 정도로 친숙한 관계로 눈빛만으로 호흡을 맞출 만큼 편안한 상대"라고 한다.
자신은 일차적으로 연극인이라고 강조한 손숙씨는 그러나 TV MC로서도 우리에게 친숙하고 MBC 라디오「여성시대」사회자로 신문의 명칼럼니스트로, 그리고 얼마 전에는「울며 웃으며 함께 살기」라는 책을 펴내기도 해 다방면으로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지치지 않고 뛰어다닐 수 있는 이런 저력에 대해 손숙씨는 "근본적으로 일하기를 좋아하는 천성과 겉으로는 약해 보이지만 어머니께서 물려주신「강단」있는 건강 덕분"이라며 "무엇보다도 일을「일」로 생각하지 않고 기쁜 마음으로 즐겁게 임하려는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너무 피곤하고 힘이 들어 "내가 왜 이렇게 허겁지겁 뛰어다녀야 하는지 의문이 생기기도 한다"고 말하면서도 "올 여름에는 40대 주부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모노드라마를 계획하고 있다"며 생기를 띄우는 손숙씨의 일과 삶에 대한 열성은 타고난 것임이 분명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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