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째 계명 도둑질을 하지 말라.

"창조된 재화는 모든 인류를 위해 마련된 것이다"(2402) "노동으로 획득한 것이든 또는 유산이나 선물로 타인에게서 받은 것이든 사유 재산에 대한 권리는 땅이 원래 인류 전체에게 주어졌음을 소멸시키지 않는다.

비록 공동선의 증진은 사유 재산과 이에 대한 권리와 그 행사를 존중할 것을 요청하는 것이지만, 재화의 보편 목적은 제일차적인 것임에 변함이 없다."(2403)

이는 한편에는 가진 것이 너무 많은 민족들과 다른 편에는 가진 것이 너무 적은 민족들로 갈라져 있는 현대 세계의 실상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진리이다. 이들은 서로 정반대되는 이유로 해서 더 나은 존재가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사유 재산권은 재화의 보편 목적보다 하위에 있는 것이다. 인간은 단지 재화의 관리자일 뿐이며, 따라서 인간은 재화를 하느님의 뜻에 따라 자신과 이웃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

이 진리는 인간과 자연과의, 특히 동물과의 관계 또한 밝혀준다.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모든 것은 전 인류에게 속한다. 그러나 인간의 지배권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며 인간은 커다란 책임이 있다. 존재하는 모든것은 수단으로서 가치를 지니기에 앞서 목적으로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즉 식물과 동물과 무생물은 그 자체로서 하나의 가치인 것이다. (<2415>~<2418> 참조)

역사적으로 볼 때 이 계명은 너무나 자주「위(가진 자)의」도둑질을 합법화시키고「아랫(못 가진 자)의」도둑질은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하여 불법화시키는 부당한 현상 유지에 이용되었다.

새 교리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승낙이 있을 것으로 추정될 수 있을 때, 또는 거절이 양식에 그리고 재화의 보편 목적에 어긋날 때에는 도둑질이 성립되지 않는다.

이것은 생활하는 데 당장 없어서는 안 될 것들(의·식·주…)을 조달하는 길이 다른 사람의 재화를 사용하는 길밖에는 없는 긴박하고 명백하게 필요한 경우이다".(<2408>) 달리 말하자면 사유 재산권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도둑질을 하지 말라"는 계명의 윤리는 가난한 이들에게 불리한 부당한 현상 유지를 위해서는 이용될 수 없다. 그것은 모든 사람을 위한 정의의 질서를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 새 교리서는 일곱째 계명을 그리스도교적 시각에서 재천명하면서 그것이 지난 자유와 해방의 내용이「지금 여기서」드러날 수 있도록 그것을 과감히 역사적으로 실천에 옮길 것을 제안하고 있다. 이는 말을 사실로 옮기는 문제이다. 우리는「재화의 보편 목적」같은 원리를 천명만 할 것이 아니라 역사를 이루어 전하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부유한 나라들은 스스로는 자신의 발전을 위한 수단을 확보할 수 없거나 비극적인 역사적 사건들로 말미암아 장애를 받아온 나라들에 대해 중대한 책임이 있다. 그것은 연대성과 사랑의 문제이며, 부유한 나라들의 복지가 평등한 대가를 치르지 않은 자원에서 나오는 경우에는 정의의 의무의 문제이기도 한다"(<2439>). 개인적인 의무에 유념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사회적 책임을 양성해야 한다. 그리스도인들과 교회는 강력한 사회의식을 느끼는 데 있어서 어느 누구에게도 뒤질 수 없다.

사람들의 행복이 달려 있는 경제와 노동 분야에 있어서 새 교리서는 인간이 마땅히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고 있다. 개인주의적 윤리를 극복하고 사회적 책임을 쇄신해야 할 긴박성에 비추어 새 교리서는 교회의 사회교리의 의의, 노예제도, 생태계와 동물들과의 관계, 국가간의 관계, 사회 체제, 평신도의 사회적 임무, 가난한 이들을 위한 우선적 선택, 자선사업 등 여러 문제를 다룬다.

이 대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2450>"도둑질 하지 못한다"(신명5, 19) "도둑질 하는 자나 탐욕스러운 자는 물론…등쳐 먹는 자도 하느님의 나라를 상속 받지 못할 것입니다"(1고린 6, 10).

<2451> 일곱째 계명은 지상재와 인간 노동의 산물을 관리하는 데 있어서 정의와 사랑의 실천을 규정한다.

<2452> 창조된 재화는 모든 인류를 위해 마련된 것이다. 사유 재산권은 재화의 보편 목적을 폐지하지 않는다.

<2453> 일곱째 계명은 도둑질을 금한다. 도둑질은 타인의 재화를 그 소유자의 타당한 의사에 반하여 빼앗는 것이다.

<2454> 타인의 재화를 부당하게 취득해서 사용하는 모든 수단은 일곱째 계명에 어긋나는 것이다. 부당 행위를 저지른 데 대해서는 배상이 요구된다. 교환적 정의는 도둑질한 것을 되돌려 줄 것을 요구한다.

<2455> 자연법은 중상주의적 또는 전체주의적 목적으로 인간을 노예로 만들고 인간을 상품처럼 매매하고 교환하는 행동을 금한다.

<2456>창조주께서 인간에게 주신 우주의 광물, 식물, 동물 자원에 대한 지배권은 윤리적 의무 존중과 떼어놓을 수 없는 것이며, 이에는 미래 세대에 대한 윤리적 의무도 포함된다.

<2457>동물들은 인간에게 맡겨져 있으며, 인간은 이들에게 호의적으로 대해야 한다. 이들은 인간이 필요로 하는 것을 알맞게 충족시키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2458>교회는 인간의 기본권이나 영혼의 구원이 요청할 때, 경제 사회 문제에 대해 판단을 내린다. 교회는 현세에서의 인간의 공동선이 우리의 궁극적 목적인 지고선을 지향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해 관심을 갖는다.

<2459>인간은 그 자신이 모든 경제 사회생활의 주체이요 중심이며 목적이다. 사회문제의 결정적인 핵심은 하느님께서 모든 이를 위해 창조하신 재화가 정의에 따라 그리고 사랑의 도움으로 실제로 모든 이에게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다.

<2460> 노동의 제일차적인 가치는 인간 자신에 관한 것이다. 인간은 그 주체이요 수혜자이다. 노동을 통해 인간은 창조사업에 참여한다. 그리스도와 결함하여 이루어진 노동은 구원적일 수 있다.

<2461>진정한 발전은 총체적인 인간의 발전이다. 그것은 모든 사람이 자신의 소명, 즉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능력을 성장시키게 하는 문제이다.

<2462>가난한 사람들에게 행한 적선은 형제적 사랑의 증거이다. 그것은 하느님의 마음에 드는 의로운 행동이기도 하다.

<2463>먹을 것 없고 집 없고 거처할 곳 없는 무수한 사람들 가운데, 비유에 나오는 굶주린 거지인 라자로를 어떻게 알아볼 수 없단 말인가?

"너희가 나에게 해주지 않은 것이다"(마태 25, 45)라는 예수님의 말씀이 어떻게 안 들린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