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위대한 이콘 화가 안드레이 루블료프의 생애를 그린 영화 「안드레이 루블료프」가 비디오 작품으로 한국 땅에 출시돼 뜻 있는 영화팬들의 기대를 집중시키고 있다. 분도출판사 성베네딕도 시청각 종교교육연구회가 최근 선보인 비디오, 안드레이 루블료프는 러시아의 대영화감독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가 만든 영화 중의 하나로 그의 모든 작품들이 받아왔듯 서구 비평가들로부터 「가장 뛰어난 영화 중의 하나」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이 세상에 소개된 종교영화로 이 이상의 영화가 있을까?」 영화를 아는 사람들로부터 획득한 이 격찬은 “사람을 사로잡는,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작품 중의 하나”라는 더 타임즈의 평에 신뢰와 무게를 더해준다.
타르코프스키가 그린 안드레이 루블료프는 15세기 러시아 수도자로 러시아를 대표하는 이콘 화가였던 실존 인물. 루블료프는 서로 적대하는 군주들 사이의 끊임없는 투쟁과 타타르족(몽고)의 침공 등으로 특징 지워지는 15세기 러시아의 격동기를 살면서 당시의 절망적인 상황을 뛰어넘어 진리와 사람이신 하느님, 그리고 예술의 빛나는 세계에 도달했던 사람이었다.
타르코프스키는 중앙집권적 통일이 이루어지기 이전의 러시아 역사에서 스며나오는 피의 역사를 루블로프라는 실존 인물을 통해 진솔하게 증언하고자 했으며 특히 지배자와 피지배자 사이의 충돌과 갈등 속에서 교회, 수도회의 역할에 강한 의문을 제기, 소련 당국으로부터 부르주아적적이란 비판을 받아 5년 동안 소련 내 상영이 금지되는 수난을 겪기도 했다.
3시간짜리의 이 대작은 주인공 루블료프의 삶을 역사적 사실의 서술 기법에 의존하지 않고 그의 삶에 중요한 포인트를 7가지 에피소드 형식으로 그리고 있다.
15세기 러시아를 유랑하던 이콘화가 루블료프는 어릿광대들이 벌이는 광란의 축제를 보기도 하고 타타르족에 의해 자행되는 참혹한 살육을 목격하기도 한다. 수도자였던 그는 주변 사람들의 생활에 참여하지 못하는 자신의 입장에 고뇌하고 타르코프스키는 주인공으로 하여금 은둔자로 있을 것인가 행동가로 나설 것인가를 선택케 함으로써 박해에 직면한 모든 사회의 예술가들의 책임과 사명에 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때문에 「반역사적」 「반민족적」이라는 이유로 소련 내 상영은 물론 국회 반출이 금지되었던 이 영화는 69년 칸느영화제에 어렵게 출품돼 「국제비평가상」을 받았으며 비평가들로부터 상상력을 통해 중세의 삶을 재현시킨 작품으로 “더 이상 잘 만들기 어려운 영화”라는 격찬을 받게 된다.
비디오 관련 문의는 성베네딕도 시청각 종교교육연구회 서울지사(전화 02-279-7429)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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