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년간 사제들의 서품 은경축 및 회갑기념 논문집ㆍ문집ㆍ강론집 등이 잇달아 발간돼 교회안에서 폭넓은 호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 인간의 삶으로나 사제의 삶으로서나 원숙기에 접어든 성직자들의 기념문집은 책을 내는 사제들이 각자 걸어온 사제생활을 개성에 입각, 밀도있고 진솔하게 표현, 색다른 감흥을 선사하고 있다.
그동안 사제서품 은경축을 맞거나 회갑을 기념, 문집이나 논문집을 펴낸 사례들은 있었으나 금년은 지금까지 특히 5권의 기념집이 발간된 데다가 연말까지 발간을 서두르고 있는 사제들도 다수 있어 올해가 발간작업의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서품 동기생이 점차 늘고 있고 원로사제층이 날이 갈수록 두터워지고 있어 교회관계자들은 날이 갈수록 이같은 기념문집 및 논문집 발간 등 저술활동이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83년 5월 선보인 대전교구장 고 황민성 주교 회갑기념집「지혜의 미소」를 필두로 금년 10월 발간된 서울 청담동본당 주임 유재국 신부의 서품 은경축기념 논문집「하나이게 하소서」까지 합하면 지난 3년간 발행된 기념발간책은 10권으로 집계되고 있다.
연도별로 종합해보면 이 기념발간책은 83년에 3권, 84년에 2권, 85년에 5권이 각각 발행됐으며 강론집이 2권, 논문집이 1권, 그리고 문집이 7권을 차지하고 있다.
84년 선종한 고 황주교의「지혜의 미소」가 발행된 83년 원주교구장 지학순 주교의 강론집「정의가 강물처럼」이 발행돼 주교들의 글과 말씀이 집중적으로 선보였고 이해 9월 서울 노량진본당 주임 임응승 신부가 회갑기념문집「주님의 뜻대로」를 발간 사제인 동시에 분단조국의 현실을 피부로 체험한 실향민으로서 또한 수맥찾기에서 괄목할만한 활동을 해온 사람으로서 겪은 인생역정을 풍부하게 선사했다.
84년들어 신자들에게 소개된 은경축기념집은 수원교구 정주성 신부가 펴낸「보라 이 사람을」(가톨릭출판사 발행) 과서울 여의도본당 주임 재임시 조순창 신부가 발간한「은경축기념강론집」등 2권이 있다.
6ㆍ25동란의 아픔이 가시지않은 59년 서품돼 한국교회 도약기를 살아온 이 두사제는 사목경험속에서 신자들에게 제시한 복음에의 길을 개성있게 표출하고있다. 예년에 비해 서품은 경축이나 회갑을 맞은 성직자가 많았던 금년은 오기선 신부 등 5명의 사제가 기념문집을 펴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서품 금경축을 맞은 사제의 한사람인 서울대교구 오기선신부는 금경축 당해인 82년부터 84년까지 본보에 연재했던 글을 중심으로「다시 태어나도 사제의 길을」(성황석두루가서원 발행) 을 책으로 묶어 사제가 되기까지의 과정과 순교선열들의 장한 넋을 전해주고 있다. 금년 4월 사제서품 4반 세기를 되돌아보는 수상집「시골신부」(가톨릭출판사발행) 를 펴낸 대전교구 공주 중동 본당주임 변갑선 신부는『보잘것 없는 조약돌 하나가 하느님 나라의 중축공사를 위해 초청을 받고 사제가 된지 벌써 25개 성상』이라고 서문을 통해 회고 농촌교회 사제로서의 삶을 반추하고있다. 서울 해방촌본당 주임 김대성 신부의 회갑 겸 은경축기념문집「길따라25년」은 유달리 초대주임을 많이 역임했던 김신부의 사제생활이 김신부 자신의 회고기와 강론에 집약돼있다. 10월 발간된 유재국 신부의「하나이게 하소서」는사목이론과 실천을 겸비한 사제로서 또한 한국MBW 확산에 헌신해온 목자로서의 면면과 함께 논문도 수록하고있어 이채를 띠었다. 한편 30여년에 걸친 사제생활의 대부분을 신학교교육에 바쳐온 서울 불광동본당 주임 정의채 신부는 회갑기념논문집「철학과 신학의 만남」을 펴내 이책이 최근 3년동안 발간된 유일한 기념논문집으로 꼽히고있다. 2백주년기념사목회의 실무책임자였던 정신부의 학문적 열정을 집대성한「철학과 신학의만남」은 3편의 영문논문도 실어 연구하는 사람들을 위한 학문적 뒷받침도 함께 하고있다.
한편 김대성 신부 기념문집 서문에서『사제들이 출판의 기쁨에나마 한껏 젖어본다는 것은 사제생활에 큰도움』이라고 설명한 서울 세종로본당 주임 최익철 신부는『나를 존속시키는데에는 책보다 더좋은 것이없다』고 책을 묶어내는 사제의 심정을 강조했다.
그런데 이 기념문집들은 재임본당신자들로 구성된 은경축 및 기념사업회가 발행실무를 맡아 봉정하고 있어 그 의의를 더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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