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을 앞두고 고백소가 문전성시를 이룰 때가 임박했다. 사제들이 고백성사를 주는 과정에서 생기는「해프닝」들을 들어보면 그냥 웃어 넘길 수 없는 일들이 적지 않다. 그 중 어떤 할머니의 예를 들어보자.
헛기침·마른기침을 번갈아 요란히 하면서 할머니가 고백소에 들어오기까지는 한참이 걸린다. 이윽고 고백소에 무릎을 꿇고 십자성호를 그으면서 『전능하신 신부는 죄인에게 항복하소서』하고 겁(?)을 준다.
한참을 기다려도 아무 말이 없자 사제가 좀 큰 소리로 『할머니、죄 고하십시오』 하면 비로소 할머니의 고백이 시작된다.
『신부님요. 늙은게 무슨 죄가 있읍니까? 늙은게 죄고 사는게 다 죄지요』 하면서 『신부님요、우짜던동 내 죄 좀 사카주이소…』 한단다.
고백사제가 너무 어이가 없어 다시 더 큰 소리로 지은 죄를 하나하나 고백하라고 말하면 『아따 그 신부、기차불통을 삶아묵었나. 고함은 왜 지르노』하며 밖으로 나가버릴려고 일어선단다.
그러면 사제는 다시 타일러 앉게한 후 10계명에 따라 해당 죄목이 있는가 없는가를 문답식으로 물어 성사를 주고나면 입에는 침이 마르고 등줄기엔 식은 땀이 맺힌단다. 그야말로「강복」아닌「항복」을 하고 만단다.
고백성사를 받는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점은 비단 예로든 할머니에 국한되지않는다.
고백성사를 얼마나 오랫만에 받으러 갔던지 고백소에서 『성사 어떻게 보는 겁니까?』고 묻는 사람들로부터 정작 자기 죄는 고하지 않고 남을 비판·험담하거나 자기자랑을 늘어놓는 사람들도 없지 않단다.
그뿐이 아니다. 고백소에서 술냄새를 풍기는 사람、악취나 땀냄새를 그대로 가지고 가는 사람、사제의 귀에다 큰 기침을 그대로 해버려 침이 튀고 귀를 멍멍하게 만드는사람 그리고 끝난다음 『감사합니다』란 인사조차 않는 사람이 부지기수란다.
육신의 병을 치료해주는 의사한테는 예의와 예모를 다갖추면서도 영혼의 병을 고쳐주는 의사에게는 무례해도 괜찮다는 것인가? 고백성사받기 전에「나의 모습」을 점검해봐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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