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연구에 일생을 바친 이숭녕 박사(토마스 아퀴나스)가 2월 2일 서울 원자력병원에서 노환으로 선종했다. 향년 86세.
고인의 장례미사는 2월 4일 오전 8시 서울 공릉동 성당에서 한만옥 신부, 변기영 신부의 공동 주례로 3백 명의 조객이 참례한 가운데 봉헌됐다.
고인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하는 이날 장례미사에서 변기영 신부는 강론을 통해 “고인이 남긴 국어학적 업적은 세상에 너무나 잘 알려져 있는 반면 신앙에 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고 전제하면서 “청량리 본당이 바로 고인의 응접실에서 시작됐으며 천진암 성역화위원회 초대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신앙생활에 있어서도 마치 고인의 학문 업적과 같이 ‘산파’의 역할을 주로 하셨다”고 전했다.
고인의 유해는 경기도 파주군 조리면 뇌조리 선영에 안장됐다.
한편 우리말의 음운 체계를 과학적으로 밝혀내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해온 고 이숭녕 박사는 음운론뿐만 아니라 문법, 어휘, 의미론 어학사 등 국어학의 전 분야를 재정리해 오늘날의 국어학을 탄생시킨 주역이었다.
“학자는 모름지기 학문의 외길로 가야 한다』며 만년까지도 연구와 저술에 매달렸던 고인은 60여 년간의 국어 연구를 통해 1백30여 편의 논문 및 ‘음운학 연구’ ‘국어학 개설’ ‘중세 국어 문법’ 등 20여 권의 단행본을 저술했다. 특히 최근까지도 언어학과 관련된 저술을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908년 서울에서 출생한 고인은 평양사범학교를 거쳐 46년부터 73년까지 서울대 교수를 역임했으며 학술원 회원, 국어학회 회장, 서울대 정년퇴임 후에는 한양대 문리대학장, 한국정신문화연구원 부원장 및 대학원장, 대한 산악연맹 이사장 등을 지냈다.
유족으로는 부인 이종희 여사(73·글라라)와 원자력병원 산부인과 과장인 아들 이의돈(마카엘)씨가 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