⑥레지오는 본당의 보배(교본 32∼34쪽)
오늘날 우리나라 각 본당에 레지오가 없는 곳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이는 본당 사목자가 사목과 선교 면에서 레지오가 본당의 보배임을 인정하는 증거이다. 일찍이 교황 비오10세는 현대 사회를 구원함에 있어서 가장 필요한 것은 각 본당에 참다운 사도적 정신을 지닌 평신도들이라고 하면서 모든 사제 특히 본당에서 평신도들로 하여금 좋은 모범으로 사도직을 수행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하였고(교본 6장 4항, 29쪽 참조) 교황 비오 11세도 “평신도 사도직이야말로 사제들은 사목의 결정적 부분으로 여겨야 하고 신자들은 크리스찬 생활의 의무로 생각해야 할 중요한 문제이다”교본 34쪽)라고 하였던 것이다.
예수께서 추수할 것은 많은데 일꾼이 적으니 그 주인에게 추수할 일꾼들을 보내 달라고 청하라 하셨는데 오늘날엔 숱한 레지오 단원들이 바로 본당의 추수할 일꾼들에 해당될 것이다. 그렇다고 본당이 ‘레지오 교회’라고 불릴 수는 없다. 레지오는 본당의 여러 신심, 활동단체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레지오는 여러 활동 단체 중에 중심 기관이 될 수 있다. 레지오의 지단(쁘레시디움)이 설립되면 조직적이고 효과적인 활동을 전개할 수 있고 지단 안에 본당의 여러 사업과 봉사자들이 결합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본당의 일반 단체에도 유익이 된다. 왜냐하면 본당의 자질구레한 활동, 정규 단체 이외의 활동들이 레지오와 연관을 맺을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각 분야의 봉사자들은 서로의 경험을 나눔으로써 격려가 되고 깨우치게 될 것이다(교본 33쪽 참조).
근래에 본당 안에 레지오 지단 숫자가 많아 일일이 지도하기가 힘들다고 영적 지도자인 본당 신부가 쁘레시디움 주회에 아예 참석하지도 않고 훈화와 강복도 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사목자가 주회에서 단원들의 활동 보고를 들으면 본당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사제가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나 당면 과제가 무엇인지를 파악하게 되어 사목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본당 신부는 레지오가 본당의 보배이며 사제의 근위부대라는 점과 본당 신부의 관심도와 지도 여하에 따라 레지오의 성패가 좌우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또한 레지오 간부들도 본당 신부가 레지오에 관심을 기울이도록 노력하면서 본당 신부의 사목 방침을 적극적으로 따르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 점에 대해 서울 무염시태 세나뚜스 단장의 권고를 들어본다. “지도 신부님이 주회에 꼭 참석하여 활동 지시표를 주시고 활동 보고를 비롯해 주회 진행 상황을 지켜보시고 격려해주실 때 단원들은 흐뭇한 마음으로 용기를 얻고 다음 활동에 임할 결심을 하였으며 특히 훈화는 단원들의 영적 성장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영적 지도 신부님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신 까닭에 항상 돋보였고 단원들은 순명을 잘하였습니다. 또한 본당 신부님의 사목활동을 돕는 것이 곧 하느님의 연장이 되어 활동한다는 긍지를 가졌습니다. 이렇게 신부님의 보살핌 속에 선배 단원들이 땀 흘린 보람으로 인해 한국 천주교회가 발전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급격한 사업화는 인구의 도시 집중 현상을 불러일으키고 이에 따라 도시 성당은 대형화되어 본당 사목이 어렵게 되었습니다. 레지오도 양적으로 크게 확장되어 한 본당에 수십 개 지단이 있는가 하면, 꾸리아도 몇 개씩 설립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신부님이 주회에 참석치 못하게 되고, 어느 곳에서는 합동 훈화마저 생기게 되었습니다.
‘레지오는 그냥 놔두어도 잘되는 단체’라며 무관심한 신부님도 계십니다. 지도 신부님은 엄연히 레지오의 간부에 포함됩니다. 그래서 지도 신부님의 지도하에 본당 레지오 활동이 이루어지므로 신부님과의 긴밀한 유대야말로 필수적입니다. 그러므로 단장님들은 지도 신부님이 주회에 참석하도록 간청하십시오.
또 하나 권고하고 싶은 점은, 단장님들은 모든 활동, 행사, 교육 등을 지도 신부님과 상의하여 계획을 세워야겠다는 것입니다. 일방적으로 결정한 다음에 보고하면 그분들의 도움을 받기 어려우며, 그분들이 레지오 마리애에 무관심하게 되는 원인도 됩니다”(조긍양, 레지오마리애는 세상을 밝히는 빛, 레지오마리애 월보, 66호∼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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