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가톨릭복지회관 전경.
“안녕하세요!”
가톨릭복지회관을 취재하는 도중, 어떤 이가 우렁차게 인사를 했다. 일면식도 없지만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눈 목소리의 주인공은 회관 내에 있는 안양시장애인보호작업장 ‘벼리마을’로 향해 갔다. 시설을 이용하는 장애인인 듯했다.
회관 곳곳에서는 장애인과 이주민을 만날 수 있었다. 근로자를 위한 공간으로 세워진 회관은 단순히 근로자만을 위한 공간에 머물지 않았다. 지역사회 내 소외된 이웃을 돕겠다는 첫 정신을 지켜나갔던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지역의 근로자 문제가 점차 해소되자 회관은 빈민청소년, 이주노동자, 노인 등 소외계층을 위한 지원으로 활동영역을 넓혀나갔다. 1998년에는 기숙사사업을 종료하고 ‘천주교 수원교구 전진상사회복지관’으로 이름을 바꿔 소외된 이웃을 보다 적극 돌봤다. 이런 공로로 복지관은 국민훈장 목련장을 비롯해 독일 십자훈장, ‘좋은 한국인 대상’, ‘아름다운 사람상’ 등을 복지관 대표를 통해 받기도 했다.
사회복지관으로 활약하던 회관은 2009년 교구의 사회복지 중심지로서 다시 태어났다.
회관에는 교구 사회복지회·교정사목위원회·이주사목위원회 사무실이 자리하고 있다. 교구 사회복지회는 산하 130여 곳의 사회복지시설을 관할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하는 기관이다. 수형시설에 갇힌 수용자들을 돌보는 교정사목위원회와 이주민들을 지원하는 이주사목위원회도 회관에 있다. 또한 회관은 단순히 교구 사회복지 지원을 하는 데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회관 내에 안양시장애인보호작업장과 안양자활센터를 갖췄고 교구 장애인선교회들의 각종 모임과 행사, 이주민 자녀들을 위한 선데이아카데미, 이주민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장소로 회관을 제공한다. 근로자회관과 전진상복지관이 그랬듯이 우리 주변의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만나고 나눔을 실천하는 구심점이 되어주는 것이다.
또 회관에서는 교구 사회복지회 수익사업단 ‘착한 사마리아인’의 매장도 운영되고 있었다. ‘꽃보다 아름다운 당신’(화원), ‘엔젤마트’(슈퍼마켓), ‘사랑의 국수가게 2호점’, ‘두드림과 열림’(자활매장), ‘카페 뽀르트’ 등 회관에 입점한 매장들의 수익금은 사회복지사업을 위해 활용되고 있다.
교구장 이용훈 주교는 회관 축복식에서 “이 회관은 사회복지의 행정적 기능뿐 아니라 어려운 이들의 피신처 역할도 하는 행정과 사업 실천이 병행되는 공간”이라며 “회관을 통해 교구 내 지역사회의 많은 이들에게 빛, 사랑이 전해지고 하느님의 정신이 널리 구현되길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